처음 미국에서 살게 된 것은 2005년 6월 남편이 회사에서 MBA 과정에 발탁되어 Seattle에 있는 UW에서 공부하게 되어, 정말 행복한 맘으로 동반 휴직을 하고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사하면서부터였다.
남편과 함께 MBA 과정을 공부하는 15 가족 중 7 가족이 Shoreline에 집을 구하고 아들은 공립학교인 Echo Lake Elementry School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한국에서 파닉스만 대강 공부하고 갔으니 학교에서 수업을 얼마나 알아듣는지 모를 일이었지만 아들은 기특하게도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친구들과 사귀는 것을 즐거워했고 학교에서 따로 시간을 내어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수업을 받았으며 Essay도 곧잘 작성하여 가져오곤 했다.
그동안 학교에 출근한다고 친정 부모님께 어린 아들의 케어를 맡겨두었었는데 이때에는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은 말할 것도 없고 발런티어로 아들 학교의 필드 트립(박물관 견학, 자매결연 섬 학교 방문, 곤충 체험관 방문)에도 매번 동행했고 학교에서 행사(핼러윈 파티, 프로젝트 수업 발표, 다문화 가족의 날)를 할 때에도 발런티어 역할을 하였으며 옆집의 가족들을 집에 식사 초대하여 대접도 여러 차례 하고 대학원 가족들의 포틀럭 파티에는 한국 전통 음식인 구절판을 만들어서 가져가 칭찬받는 등 엄마 노릇, 아내 노릇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아들은 학교에서 math는 1등이었지만 reading test는 거의 찍는 수준이라서 UW 게시판에 올려있는 tutor를 구해 일주일에 세 번 영어 과외를 시켰다. 과외라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 아이다 보니 같이 놀이를 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수준이었는데 tutor인 Mrs. Sue가 정말 나이스한 분이라서 우리 가족 모두 선생님을 좋아했고 선생님도 한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생각과 호기심을 가진 분으로 내가 담은 김치를 선물했더니 레시피를 물어보며 너무 좋아하셨다.
과외와 별도로, 학교의 Reading Book인 Literacy Place 책과 오디오 북을 서점에서 구매해서 매일 방과 후 30분씩 그 주에 배우는 스토리를 세 번씩 반복하여 들으며 읽는 학습을 하였는데, 재미있는 동화 이야기라서 아들이 매일 꾸준히 즐겁게 학습을 하다 보니 어느새 reading test와 받아쓰기를 모두 만점을 받게 되었고 6개월 만에 담임선생님께 미국 아이가 다 됐다는 말을 들었다.
magic tree house나 Roald Dahl의 이야기책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특히 좋아해서 오디오 북과 페이퍼 북을 구입해서 매일 들으며 읽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나도 함께 공부했으면 나의 영어 실력도 좋아졌을 걸 하는 아쉬움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남편의 대학원 방학 기간이 길어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워싱턴주에서 오리건주를 거쳐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와 샌프란시스코, 엘에이의 명소를 다 둘러보고 라스베이거스 데스밸리 국립공원, 그랜드 캐년까지 미국 여행을 작정하고 다닐 수 있었던 점, 아들이 수영을 다이빙까지 완전히 마스터 한 점, 쇼핑의 천국에서 싼 가격에 좋은 가구와 접시 등 생필품을 득템 한 점, 선진국에서 에티켓을 제대로 배운 점, 올림픽 내셔널 팍에서 캠핑을 원 없이 한점,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여러 번 체험한 점, 아들이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 생일파티에 초대하고 초대받고 슬립 오버를 하며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은 점 등 꿈만 같은 행복한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남편의 졸업과 함께 가족 모두 한국으로 컴백하게 되었다.
아들은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오기 싫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이때만 해도 다시 미국에 가서 살게 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였고 이것이 미국과는 마지막 이별이라고 생각했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