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존재하는 이유.
* 첫 문장: 생각만으로도 오싹하지만 우리는 종종 생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경험을 합니다.
* 끝 문장: 지난 십여 년간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건네받은 진실한 마음을 통해 저는 영원히 늙지 않을 배움의 의미를 깨닫고 있습니다.
참으로 트렌디한 책입니다.
책의 표지, 구성, 편집과 같은 요소들에 많은 고민이 닮긴 게 느껴집니다.
보기 좋은 그릇에 이선재라는 사람과 삶을 그대로 담으면서,
책 자체가 세상에 보내는 뭉근하면서 따듯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따뜻'보다는 '따듯'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매우 맞는 말도 너무 강하고 직설적으로 듣게 되면,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괜한 반발심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수많은 문학 작품을 매개로 하고 있습니다.
읽다 보니 공감하게 되고, 소개하는 문학 작품을 읽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고,
다시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난 시절을 돌아보게 되고,
다시 나아가기 위해 지금 현재의 나를 가늠해 보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정신차릴 수 있게 더 강하게 질책하면서,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정신 차려라 한다고 꾸짖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대부분 그런 큰 꾸짖음과 동반되는 조언의 끝에는 꾸짖음 밖에 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본인이 살아오면서 겪은 것을 그대로 담다 보니,
중요한 건 전달의 형태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 스스로가 얼마나 깊이 받아들일 수 있느가가
중요한 걸 아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을 넘기느라 음식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선재 작가 본인 또한 이 책을 통해 이야기를 부드럽게 전하면서,
본인 또한 과거에 깨닫지 못했던 시절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포하는 듯한 비장함도 중간중간 느껴집니다.
아마도 진심이 묻어나는 부분들이겠지요.
이 책에는 책과 영화를 포함해 총 46개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음 작품을 소개하는 건
작가 본인의 방대함을 과시하는 것으로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이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고, 지켜주고 있고, 공감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들을 읽은 사람들 모두가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있으니,
한 번 믿어보고, 같이 한번 다시 걸어가 보자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이선재 작가는 본인의 가치관을 재단을 설립해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는 행동과 실천에는 거짓과 가식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더 넓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다시 문학을 사랑한다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선재 작가는 온전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쓰는 사람이 행복해야, 이런 게 따듯한 문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문학에게 의지했던 순간을 소개하고,
같이 걸을까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봄바람처럼 따듯한 책이, 완전한 겨울이 오기 전에 나온 것 또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