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파이닝(Redefining)]

세상을 바꿔나가는 도전에는 망설임이 없다.

by Cold books

[책의 시작과 끝]

* 책의 시작: 새 시장을 개척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노하우

* 책의 끝: 디테일은 진단에 있다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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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시작은 개념을 재정의할 때 시작됩니다.

학문적으로는 어떤 개념이 재정의되는 것이 드문 일이지만,

요즘같이 일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는 흔하게 일어납니다.

리디파이닝이라는 책은

이런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에 맞춰,

사람들의 일상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는 기업들의 이야기이며,

포기를 모르는 존재들의 서사, 그리고 끊임없이 투쟁하는 이야기입니다.

토스, 당근마켓, 리멤버, 오늘의집, 런드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인 활동들을 재정의하며,

데카콘/유니콘으로 성장한 회사들입니다.

토스는 송금은 편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해서,

실제 액티브X의 지옥이었던 대한민국에서 전화번호만으로 송금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제 너덜트 유튜브에 업로드된 '14번째 본인인증'을 보면서 토스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토스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유난한 도전'이라는 토스의 성장기를 담은 책을 권합니다.

창업의 시작부터, 서비스와 조직의 시행착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매우 풍부하게 잘 그려져 있습니다.

사람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당근마켓,

비즈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함을 기반으로 채용시장을 바꿔나가고 있는 리멤버.

아무래도 여러 사례를 담다 보니, 많은 사례와 시행착오가 담기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어떤 기업을 더 알아보고 싶게 하는 입문서와 개괄서로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집 케이스에서 가장 공감되었던 부분은

좋은 콘텐츠가 판매로 이어지기까지는 매우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처럼 빠른 실험이 가능한 조직의 경우 콘텐츠 제작 방향을 빠르게 수정하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미 커질 대로 커진 큰 조직에서는 스타트업의 몇몇 성공한 사례를 참고하여

좋은 콘텐츠를 발행하면 바로 판매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요행을 바라는 수주대토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큰 조직에서는 콘텐츠의 방향을 바꾸는 게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결국 콘텐츠는 돈이 안되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슬픈 엔딩이 많이 발생합니다.

오늘의집은 이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현대 사회에서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중요성을 이해하고,

행복한 공간으로서의 집을 만드는 것에 대한 사명감으로 말이죠.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마지막에 소개된 런드리고입니다.

사실 런드리고와 비슷한 서비스는 많습니다.

비슷한 다른 서비스를 사용해 본 경험으로는 굉장히 편하기는 합니다만,

배달되는 세탁소와 다를 게 무엇인지는 본질적으로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세탁 시장의 90% 이상이 아직도 오프라인 중심이고,

현재 오프라인 중심의 동네 세탁소들의 세대들이 은퇴할 때 발생하는 공백을 대비하는

런드리고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그리고 런드리고의 경쟁사를 세탁기라고 표현하며,

앞으로 집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필요 없는 세상을 꿈꾸는 호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차지하는 공간을 집주인에게 돌려주자는 것이죠.

어쩌면 오늘의집과 런드리고가 협업한다면 파괴력이 커질 것 같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어떤 대기업보다 존재감이 높은 사례들을 접하고 나니,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 생각이 납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잘 되는 스타트업은 모두 비슷한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고객의 소리를 들으며, 빠르게 서비스를 개선합니다.

그리고 본인들이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명확히 알며,

본인들의 가치가 소비자에게 올바르게 전달되었을 때 세상이 어떻게 바꾸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세상을 바꿔나가는 도전에는 망설임이 없습니다.

현재 재벌기업들의 창업 1세대들의 헌신으로

대한민국은 하드웨어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더 이상 하드웨어적으로 나아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일상을 바꾸는 소프웨어적인 서비스 중심의 스타트업들이 대한민국을 바꿔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합니다.

결국 스타트업의 성공은 더 이상 스타트업의 규모가 아닐 때에도

본인들이 성공했던 스타트업 때의 방식을 어떻게 가져가는지에 달린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재밌는 포인트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보통 인터뷰 답변의 중요한 내용에 밑줄과 강조 표시를 하는데,

이 책은 질문에 밑줄과 강조 표시를 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로는 너무 많이 정제된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날 것의 느낌을 많이 담아도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하며 좌충우돌하며 겪었던 실패했던 사례가 더 많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쓰였던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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