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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dhail Nov 28. 2019

파뮬러스 인터뷰 시리즈 #7

내 하소연만 들어줘도 고마워서 눈물이 나요.

파뮬러스의 인터뷰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세상과의 단절 속에서도 꿋꿋이 15년간 보호소를 운영하고 계신 아지네 소장님과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Q1. 보호소를 운영하신 지 얼마나 오래되셨나요?


15년 전쯤 인천에서부터 아지네를 시작했는데 불쌍한 애들을 한 두 마리씩 구조하고 보호해주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어. 지금은 여기 김포에서 180마리 정도를 보호하면서 2018년 1월에는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지.


Q2. 사설 유기 보호소로 운영하시면서 어려 시운 점이 있으신가요?


사설이다 보니 나라 차원에서 지원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우선 제일 힘들지. 그리고 입양 보내면서 분양비를 왜 받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고 키우는 거 데려다줘도 되냐고 하는 애들도 엄청 많아. 그리고 여기서 아무리 열심히 잘해도 이번에 대거 안락사시킨 다른 단체처럼 부정적인 뉴스 하나라도 나오고 그러면 정말 후원 손길이 뚝 끊겨. 그래서 금방 힘들어지지.


Q3. 아이들도 많다 보니 사료가 많이 필요하시겠어요.


15kg짜리 사료를 여름 같은 때는 하루에 두 포대 반, 겨울 되고 추워지면 하루에 세 포대씩 먹어. 큰 애들이 많다 보니까. 물은 먹을 만큼만 있으면 돼. 특히 겨울에는 보관할 데가 마땅치 않으니까 다 얼어버려서 조금씩 여러 번 받는 게 좋지. 주는 마음들이야 너무너무 고맙지만 사정을 잘 모르고 겨울에 물을 대량으로 보내는 분들 때문에 가끔 힘들어.


Q4. 고마웠던 사람들이 있으신가요?


여러분 파뮬러스처럼 어려운 일 생기면 이렇게 와서 내 얘기 들어주는 게 참 고맙지. 난 여기 오고 여태껏 자식들이 찾아와서 설거지 한 번 해준 적 없어. 아직도 전화하면 이제 그만하시고 방 만들어놨으니까 들어오라고 해. 근데 난 이제 그런 하지 말랬잖아 얘기 나오는 거 듣기 싫어서 애들이랑 일부러 통화도 잘 안 해. 난 원래 잘 안 우는데 요즘은 그저 이렇게 와서 내 하소연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고 고마워.


Q5. 아지네에서 입양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일단 최소 세 번 이상은 와서 데려갈 아이를 직접 봐야 돼. 산책도 시켜보고 사료도 줘보고 견사도 청소해 보고 하면서 말이야. 그러고 나면 이제 우리가 사는 집에 찾아가 보지. 혼자 살지는 않는지 가족이 몇 명으로 이뤄져 있는지 경제적으로는 어떤지 보려고. 우리는 학생이고 혼자 산다 그러면 절대 안 보내. 그리고 처음 몇 달은 그래도 사진 보고 싶다 하면 바로 받아볼 수 있어야 되고. 처음엔 내가 우리 애들 끝까지 데리고 가야지 했는데 요즘은 바뀌었어. 입양 가서 너무 행복해하는 애들 보니까 나도 마음이 한결 가볍고 여기서도 운영하는데 부담이 덜 되고 또 다른 애들도 들어올 자리가 생기니까.


Q6. 앞으로 보호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10년. 그동안에 믿을만한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서 유기견들의 동산을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지. 가족에게 버려진 친구들에게도 행복한 삶을 만들어 주고 싶어.


Q7. 마지막으로 (예)비 반려인들이 반려인이 되기 위해 꼭 고려했으면 싶은 점을 알려주세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책임감 있게 행동했으면 해. 더 나은 가족을 만나게 해줘야 할 이 곳 보호소의 친구들이 다시 파양 되는 소식을 들으면 정말 마음이 미어거든.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최초 입양 분양할 때부터 책임감 있는 사람들만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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