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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dhail Jul 27. 2021

브랜드 퇴마록

브랜드에 대한 정의, 나의 단상

관심 있는 분야를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지난 5년간 20명이 넘는 [브랜드 전문가]를 만났다.

기준은 [브랜드]라는 무형의 상품을 팔아본 적이 있는가.


우리나라의 구루들도 있었고

이제 막 회사에서 나와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제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정확하지 않아서].

이 정도 만났으면 브랜드가 무엇인지 영점이 잡힐 만도 한데, 전혀 잡히질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건 브랜드가 아니야'

두 번째는

'100개의 브랜드에는 100개의 정의가 있다'

각자가 각자를 부정도 하고 인정도 해버리는 오묘한 상황 속에서 나는 결론을 내렸다.


'이 분야는 신성시(神聖視)되고 있구나'


브랜드 강의와 인사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나와 같이 브랜드나 브랜딩에 관심 있다는 사람들은 거진 2~300명을 넘게 만났던 것 같다.

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좋은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신성하게 성경처럼 다뤄지다 보니

수많은 사이비가 생긴 느낌이랄까.

누군가는 로고 하나를 그려주는 것이 브랜딩이라 하고

누군가는 시스템이 브랜딩이라 한다.

누군가는 패션만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사람도 브랜드라고 한다.


비슷한 영역의 [마케팅]에서의 신성화 작업은 이미 죽었다. 성과와 숫자만이 남았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그것도 이미 사라졌다고 한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도 한물 간지 오래다.)

결국 마케팅의 값은 떨어졌지만 대중화엔 성공했고 2010년 이후 엄청난 속도로 과학적 성장을 이룩했다.

그렇다고 '과학적 마케팅'이 마케팅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진 않다.

정성적인 부분은 그저 정성적으로 남은 것이다. 때로는 인지심리학으로 때로는 행동경제학으로 때로는 인문학으로.

사람들의 필요로 마케팅 해체쇼를 진행해

(거의 완전히) 정성적인 것과 정량적인 것이 분리되었지만, 2015년 S사 R모 씨의 말과 달리 마케팅은 되려 죽지 않고 발전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브랜드도 대중화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는가?

마케팅처럼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설파해줄

퍼블리셔나 전도사가 필요한 때인가.

그것도 아니면 브랜딩 춘추시대를 통합할

엠페러가 나올 때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이상한 것을 가르치는 사짜들을 계도해야 한다.

신성시는 제쳐두고 자본주의 논리에 맞춰

브랜드를 해석하고 설파하는 실학자들이 필요하다.

저들만의 망령을 퇴마 할 수 있는

브랜드 퇴마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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