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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dhail Jul 30. 2021

브랜드 퇴마록 #2

i

브랜드는 아이와 같다고 한다.


뜬금없지만, 아이의 앞날을 점지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아이가 돌잔치에서 무엇을 집을지 궁금해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브랜드를 컨설팅해준다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리스크 하나 없이, 상상 하나를 던져주는 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아이의 이름이 아이의 전부라는 게 말이 안 되듯,

브랜드의 이름이 브랜드의 전부일 수는 없다.

아이의 얼굴이 아이의 전부라는 게 말이 안 되듯,

브랜드의 로고와 디자인이 브랜드의 전부일 수는 없다.


하지만,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마치 아이를 다루듯이 사업의 모든 면을 걱정해가면서 성장시켜나가야 하니까 말이다.


아이를 아이대로 보려면, 아이를 키워봐야 한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아이였던 적이 있어야 한다.

아이의 [지금]이 아이의 전부가 아니듯 브랜드의 [현재]가 브랜드의 전부는 아니다.


아이는 시스템이다.

생김새, 이름, 꿈, 능력, 가족, 사고, 지각, 운동, 환경 같은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이다.

브랜드도 시스템이라면

로고, 이름, 디자인, 자본, 시장환경, 창업자, 고객 같은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일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딩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brand + ing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라고들 한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무엇인가.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건 교육과 경험이다.

교육과 경험은 사람이라는 '유기적인 시스템'이 더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게 해 준다.
가진 것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교육이고 경험인 것이다.


그래서 브랜드를 더 나은 브랜드로 만드는 건 이름 짓기나 디자인 바꾸기 같은 것들이 아니다.

브랜드가 가진 것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더 좋은 사업적 성과를 내게 만드는 게) 브랜딩이다.

브랜드가 가진 꿈을 잘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가지고 있는 요소들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나은 브랜드로 만들어주는 것이 브랜딩이라는 것이다.


하나도 팔리지 않는, 10mb짜리 로고 파일은 브랜딩에 속할 수가 없다.

그건 그저 브랜드 요소일 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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