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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dhail Aug 03. 2021

브랜드 퇴마록 #4

브랜드의 기원

모두들

브랜드를 작동하게 끔 만드는 완벽한 공식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내 생각도 그렇다.

만드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많은 변수들이 통제된 상황에서 자라난 브랜드는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온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자생능력을 모두 잃고 죽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수많은 경제학의 이론들이 현실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처럼

수많은 사업 공식도, 그리고 그중 하나인 브랜딩도 공식은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브랜딩에도 공식이 있어야 한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커온 길에도 공통점이 있었고,

나는 그 공통점들 사이에서
'최대'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최소'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공식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브랜드, 브랜딩의 기원을 생각해보자.

왜, 브랜드라는 것이 필요했을까? 왜 브랜딩이라는 것이 필요해졌을까?

왜 이름을 부여하고, 로고를 만드는 것일까?

심플하다.

나의 브랜드가 남들과 달라 보이기 위해서다.

브랜드의 출발은 '소수의 취향'과 매우 관련이 있다. (나의 K 코치님께서도 오랫동안 비슷한 말씀을 해오셨다.)

그리고, 브랜드의 첫 목적 또한 '대중'이 아닌 '소수'에 맞춰져야 한다.

(다만 이 이후의 브랜드 향방이 소수에 머무를 것이냐, 대중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이나, 최근 유행했던 '바이럴 마케팅'에서도 초점을 잡 듯

소수의 사람들이 열광해 주변으로 퍼트릴만한(또는 여러 번 살 만한) 그런 주제로 브랜드가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 혁명 초반에는, 이름을 가진 상품이 거의 없었고 시장의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

이름만 잘 지어도 시장에서 눈에띌 수 있었다.

TV 광고가 활발해지고 컬러가 시작되던 미국의 1960~70년대 이후는, 

광고의 문구와 중독성 있는 멘트, 그리고 [유명인]들의 등장이 브랜드를 더 눈에 띄게 했다.

(물론 TV광고는 지금도 내보내기가 힘들다.)


애초에 이런 일반적인 광고론을 넘어, 선사시대를 생각해보면 브랜드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어떤 원시인이 지구 최초로 자신을 지칭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서로를 그저 괴성이나 몸을 터치해서 불렀지만,

어떤 원시인은 스스로를 '우가'라고 지칭한 것이다.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우리는 여기서 그 '우가'가 왜 그랬는지 보다는, 그로 인해 조그마한 사회에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우가'는 남들과 차별화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가'는 눈에 더 띄었을 것이고,

'우가'는 결국 살아남아, 왕 노릇을 하며 자식들에게도 이름이라는 것을 붙여주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름이라는 시스템이 우리에게도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름 만들기'가 적어도 유행했었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그 '우가'는 나라 이름이 되고, 지역 이름이 되고, 지금의 어느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사람 이름이 되었을 거다.


남들과의 차별화!

얼마나 본질적이면서도 자극하기 어려운 욕구인가!

사회가 발전하면서 남들과 차별화한다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요즘,

이제는 이름 한 번, 그림 하나 잘 그렸다고 0에서 100이 되기는 어려운 시대다.

우리는 이 시대에 어떤 브랜드, 브랜딩을 믿고

어떻게 키워나가야 하는 것일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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