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힘겨움에 지친 친구에게
꽤나 힘들어하던 친구를 만났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끝날 것 같지 않은 절망을 긴 한숨에 담아 토로하던 친구.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묵묵히 고개만 끄덕였다.
아무런 위로도 전하지 못하고 친구를 배웅하던 그 길, 그날따라 신호등은 붉은빛을 오래도록 비추며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이제 신호등도 내 길을 막네..."
친구는 가슴에 응어리를 화풀이하듯 신호등에게 쏟아 내었다.
"바뀔 거야"
내 뜬금없는 소리에 친구는 의문 가득한 시선으로 날 바라봤다.
"바뀔 거야, 뭐 좀 오래 걸리긴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언젠가는 바뀔 거야. 지가 언제까지 빨간불이겠어. 곧 파란불이 들어오고, 그럼 차들도 멈추고 곧 건널 수 있을 거야. 좀만 더 기다리자"
그때 그 친구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지만, 위로가 되었을 거라... 그렇게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