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을 준비하자
여행은 늘 어떤 의미를 남긴다.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액티비티한 체험, 가슴 두근 거리는 우연한 만남, 초라하지만 시간을 담은 작은 돌덩어리가 주는 감동, 그 외에도 수 많은 이유가 여행의 의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루함'이 의미가 되는 여행은 많지 않다.
그런데, 그런 여행이 있다.
내가 왜 이 여행을 왔는지 의문을 품게 만드는 그런 지루함이 여행의 시작부터 끝가지 점철되는 여행.
사색의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지루함이 반복되고 반복되어, 일상의 지루함 따위는차라리 우수워 보이는...
하지만 여행의 끝에서 그 지루함이 의미가 되는여행.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은 그런 지루함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여행이다.
이 여행을 시작 하기전 나는 일상의 1/3은 전화기를 부여잡고 살았고, 1/3은 문서를 작업하고, 1/3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치이며 살았다. 그렇게 밤 12시가 넘어서 택시를 타고 퇴근을 하고, 또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3개월을 살았다.
그렇게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고, 뻔하지만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제는 쌓일만큼 쌓인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소비할겸 유럽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온 유럽을 휘젓고 다니기에 2018년 8월은 너무 더웠다. 그래서 찾은 여행지가 러시아. 그중에서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로 했다. 어떤 지루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우선 여행의 목표는 '가능한 모든 대중 교통을 이용하자'로 정했다.
그래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지인 '블라디보스톡'까지는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비행기를 타면 조금 더 편하기는 하겠지만, 왠지 배를 타는게 더 좋을 것 같았다.
처음 지리산 종주를 했을 때, 일부러 화엄사에서부터 노고단을 향해 올랐던 것 처럼, 이번 여행도 쉬운길이 있는 건 알지만, 조금 불편한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나의 여행 계획
1. '지하철'로 청량리 역까지 가서
2. 'KTX'로 강릉으로 간다.
3. '버스'를 타고 동해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서
4. '택시'를 타고 동해항으로 간다.
5.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6.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까지 간다.
7. '비행기'로 다시 한국 도착!
그리고 본격적인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
KTX야 쉽게 예약을 할 수 있으니 넘어가고, 우선 '동해항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배를 예약해야 했다.
배는 DBS페리를 이용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DBS 크루즈훼리'(https://www.dbsferry.com)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DBS페리는 온라인 예약을 지원하지 않는다. FAX나 E-mail을 이용해 여권 사본을 보내고 전화를 해서 확인하는게 빠르고 확실하다. 나는 외국의 페리여행 전문 사이트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예약을 시도했으나, 어차피 최종적으로 DBS측에서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도 느려서 결국 포기하고 직접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진행했다.
DBS 페리 예약 관련 연락처
예약문의 02-548-5557 / 033-531-5611
이메일주소 dbsferry@dbsferry.com
팩스번호 02-548-5503 / 033-531-5613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러시아철도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예약해야 한다.(적어도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그렇다)
러시아철도청 홈페이지니 당연히 모든 언어가 러시아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영어도 지원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크롬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선택하면 언어의 벽은 난관이 되지 않는다. 두려움 따위는 우걱우걱해 버리고 당당하게 예약을 시도해 보자.
아! 예약을 하기전 회원가입은 필수다!
그리고 예약을 한 후에는 모바일app을 설치해 관리하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러시아철도청 홈페이지 https://pass.rzd.ru
러시아철도청 app
이렇게 중요한 예약을 마쳤다면. 이제 자잘한 비행기표와 숙소를 예약하자.
모든 예약을 마쳤다면, 이제 떠나 보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지루하고 지루한... 하지만 그 지루함이 의미가 되는 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