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어디였냐고 물어본다면, 난 간가라 계곡을 꼽을 것 같다.
물론 추라우미 수족관도 엄청난 감동을 주기는 했지만, 간가라 계곡은 기대하지 않은 감동을 줘서 그렇다.
우선 알아둬야 할 것은 간가라 계곡은 예약이 필수라는 점이다. 가이드가 함께 다니면서 안내해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간가라 계곡 가는 길의 하늘... 조용한 마을을 지나가는 그 길도 나쁘지 않다.
동굴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 간가라 계곡의 입구이자 집합장소다. 이 안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카페테리아 안에서 본 모습.
천연동굴에 파라솔과 의자만 놓고 별다른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서 더 운치가 있다.
우리 팀을 안내해준 가이드.
이분의 안내를 받으면서, 이 사람이 정말 이 계곡에 가진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열성적이고, 애정 넘치는 설명에 완전 감동했다.
아! 일본어를 모른다고 해도 부담 가지지 않아도 된다.
티켓팅을 하면서 한국어 안내도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미안하다면서 코팅된 브로셔를 준다.
각 파트마다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대략적인 내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나머지는 그 상황에서의 분위기에서 대충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토란잎인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ㅡ,.ㅡ;
토토로에서 토토로가 우산 대신 쓴 잎이 이 잎이라고 한다.
뭐라고 했더라... 일본에서 가장 큰 대나무라고 했던가?(이건 기어기 가물가물)
아무튼 이건 이 계곡의 자생종은 아니란다.
대만인가 중국에서 기념으로 한 식수라는데 무럭무럭 잘 자란다고.
이 황금빛의 물체는 이 계곡에 서식하는 거미의 고치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고치를 설명하던 가이드의 모습에서, 정말 이 계곡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아이가 자기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자랑하듯 뿌듯해하는 표정과, 혹여라도 호기심에 건드렸다가 고치사 상할까 봐 우리가 지켜보는 동안 계속 노심초사하던 그 모습.... 아.. 이 사람은 정말 이 계곡을 사랑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 소중하게 들렸다.
줄기가 뿌리인 나무. 오랜 시간 지켜보면 나무가 걸어가는 것 같다고 한다.
이 계곡에는 두개의 동굴이 있다.
하나는 여신의 동굴이고 다른 하나는 남신의 동굴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더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럼 스포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 줄인다.
궁금한 사람은 직접 가볼 길....
여신의 동굴은 못 들어가지만, 남신의 동굴은 들어간다.
그런데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석유램프를 하나씩 들려준다.
진짜 동굴 트랙킹을 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동굴을 나오면....
간가라 계곡을 대표하는 현자의 나무를 볼 수 있다.
정말 이 나무를 딱! 보는 순간... 이 계곡을 잘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깐 말이라도 걸면 나에게 오크 100마리를 잡아오라는 퀘스트를 줄 것 같은...
무너진 동굴의 한 기둥을 받치고 있으면서 치렁치렁하게 수염을 늘이고 있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가까이에서 앙각으로 찍은 모습.
투어를 마치고 뒤돌아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지나온 동굴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사뭇 달라서 그 느낌도 묘하게 매력적이다.
저 별거 아닌 동굴에 내가 지나온 그 감동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 계곡 투어의 마지막은 나무 위에 설치된 테라스에서 끝난다.
나무를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나무 가지가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일일이 구멍을 만들어 테라스를 설치한 게 인상적이다.
나무 위 테라스에서 바라본 오키나와의 전경.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