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원작
나는 내가 부족한 사원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열심히 일한다 생각했지만
어떤 동료에게는 고문관이고
어떤 상사에게는 멍청한 부하라는걸 안다
그래서 상사에게는 신뢰를 줄 수도 없고
좋은 동료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성과를 올려도
그 성과로 격려하는 상사가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나에게 기대어 업무를 상담하러 오는 동료 한명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회사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사원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회사의 다른 사원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직원이라는 걸
내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한가운데를 두 팔로 허우적거리며
초고속 승진하는 다른 동료들과 다른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사원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언젠가 나에게 기회가 한번이라도
잡아야할 기회기 있으면 기꺼이 야근이라도
감수할 마음 자세는 언제라도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 그것도 기쁜이겠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부족한 사원일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