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인 조직
저는, 조직은 명령과 지시로 운영하는 게 기본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토론, 대화, 교육, 설득을 통해 스스로 하도록 합니다. 권력이 있어도 웬만하면 쓰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제 명령과 지시와 지도를 따르지 않으면 조직에서 배제합니다.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참습니다.
저에게, 회사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티쿤에는 저와 구성원, 그리고 가족들의 삶이 걸려 있습니다. 조직에서 CEO가 잘못하면 CEO 본인과 그 가족뿐 아이라 구성원들의 삶도 무너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제 결정과 명령과 지시와 지도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조직에서 배제해야 합니다. 그게 제 일이고, 또 조직을 책임진 사람이 할 일입니다. 저는 최종 책임을 져야 합니다.
티쿤을 운영하면서 많은 간부를 내보냈습니다. 제가 제일 배제하는 간부는 목표와 비전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부하로 하여금 목표와 비전으로 나가도록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목표와 비전이 없는 간부는 간부가 아닙니다. 목표와 비전이 없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간부라기보다 실무자입니다. 사실은 실무자여도 목표와 비전이 없으면 곤란합니다. 목표와 비전이 없으면 부하를 키울 수도 없습니다.
티쿤을 운영하면서 목표도 비전도 없이 평론만 일삼는 간부들은 내보냈습니다. 자기 구상과 목표는 없고 다른 사람 구상에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건 쉽습니다. 간부로서는 무위도식입니다. 공부보다 부하 데리고 술 먹는데 열심이었던 간부도 내보냈습니다. 다른 일도 하면서 애정 없이 티쿤 일을 하는 사람도 내보냈습니다. 저에게 적극 협조하지 않고 날 한번 설득해봐라 하고 거만했던 간부들도 내보냈습니다.
물론 조직에 열정 넘치는 사람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건 되기 어렵다는 거지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조직 간부는 자기 조직을 열정 있는 사람으로 채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최고 능력자로 채우려고 안간힘을 써야 합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배치해야 합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저 역시 CEO 자리를 내놓아야 합니다. 목표와 비전을 가진 사람을 주요한 자리에 배치해야 하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목표와 비전을 향해 달려가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중용하는 게 제가, 그리고 리더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제가 내놓는 비전과 목표가 다른 사람이 내놓는 비전과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어려움에 빠졌을 때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저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지도하게 해야 합니다. 그게 옳은 처신입니다.
리더는 마땅히 책임지고 좋은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명령할 줄 알아야 하고 지시할 줄 알아야 하고 조직 질서를 세울 줄 알아야 합니다. 해야 하면 인사권을 발동해서 조직과 안 맞는 사람은 내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부하는 리더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리더의 목표와 비전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적극 수행해야 합니다.
부하는 영혼이 없는 게 좋습니다. 공무원들더러 영혼이 없다고 비판하는데 공무원이 영혼이 있으면 안 됩니다. 바보 같은 소리입니다. 불법이 아닌 한 공무원은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맞습니다. 이해가 안 되어도 하라면 해야 합니다. 공무원이 아니라 일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옳습니다. 부하는‘이해가 안 되어서 못하겠다’고 할 권리는 전혀 없습니다. 어떻게든 이해하고 해야 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면 안 됩니다. 지휘자는 그럴 때 이해 못하는 부하를 교체해야 합니다. 이게 조직 원리입니다.
지휘자가 옳아서 따르는 게 아닙니다. 옳고 그름을 누가 알겠습니까? 옳고 그름은 결과가 나왔을 때만 압니다. 지휘자가 세우는 방침은 해보기 전까지는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옳아서 따르는 게 아니고 지휘자가 결정했으니까 따르는 것입니다. 부하는 지휘자 지시에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이리 가면 죽는 줄 알면서도 부하는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반대 의견을 낼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정하면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지휘자는 따르지 않는 부하를 놓고 배제할지 그래도 데리고 갈지 결정하면 됩니다.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지만 다른 데 쓸 수 있으니 데리고갈 수 있습니다. 혹은 지금 배제하기 곤란하니 데리고 갈 수 있습니다. 그건 지휘자 선택입니다. 부하는 그만두는 것 말고는 결정권이 없습니다. 그만두거나 따르거나 해야 합니다. 이게 조직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인들은 상사가 부당한 명령을 하면 반대할 거라고 착각합니다. 착각도 큰 착각입니다. 선진국일수록 오히려 상사가 명령하면 더 잘 따릅니다. 대신 나중에 문제가 되면 상사는 크게 처벌받지만 부하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옛날 로마시대 때부터 그랬습니다. 아니 로마 때부터가 아니라 인간이 조직을 만들 때부터 그랬습니다.
착각하는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부하들에게 온갖 폭언과 경멸로 가득 찬 비난을 했다는 글을 읽을 때 뭘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멋대로 인 사람인데도 2009년도에 IT기업 CEO 중 최고 지지도를 기록했고, 지금도 미국인에게 영웅으로 남아있습니다. 이게 오히려 서양 풍토입니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상사와 부하가 강하게 대립합니다. 그러다가 상사가 뭐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부하가, ‘명령입니까?’하고 묻습니다. 상사가‘그렇다’고 하면 부하는 더 말 안 하고 돌아서서 나갑니다.
일본 전국시대(戰國時代) 때 일본 통일의 기초를 놓은 오다 노부나가를 죽인 아케치 미쓰히데는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었습니다. 아케치 미쓰히데가 부대에게 ‘적은 혼노지[本能寺]에 있다’고 하고 공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일반 병사들이야 몰랐을 수 있지만 아케치 미쓰히데의 참모들은 혼노지에 있는 적이 오다 노부나가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서슴없이 칩니다.
1979년 10월, 한국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부하들에게 지시하면 총을 쏘라고 명령합니다. 김재규 부하들은 박정희 경호원들을 쏴 죽입니다. 재판에서 김재규는 명령을 따른 부하들은 용서해달라고 했고, 부하들은 ‘지금도 부장이 쏘라면 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상사가 부당하게 명령했을 때 안 듣겠다는 사람이 많은 나라는 오히려 후진국입니다. 서양이나 일본 등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갖고 있는 곳에서는 상사는 명령하고 부하는 따른다는 게 상식입니다. 대신 말씀드린 대로 따른 부하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전쟁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양 기업이 해고를 쉽게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대신 사회가 보장합니다.
저 역시 마지막에는 명령하고, 지시합니다. 제 명령과 지시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배제합니다. 지휘자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명령하고 지시하기 전에 충분히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하고 설득합니다.
명령과 설득의 관계는 그 유명한 손자병법에 명쾌하게 정리되어있습니다.
오나라 왕 합려와 손자가 만났습니다. 합려는 손자가 보낸 병법 13편을 이미 읽었습니다. 합려는 손자가 진짜 군사전략가인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합려는 궁녀도 지휘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손자는 할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합려가 궁녀 180명을 모아줬습니다. 손자는 왕의 전권 위임을 상징하는 도끼를 설치하고 궁녀들을 두 부대로 편성한 뒤 합려가 총애하는 후궁 둘을 각 부대의 대장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명령을 설명했습니다. 큰 북을 울리며 손자가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궁녀 무리는 어색해서 마냥 웃기만 했습니다. 손자는 담담한 어조로 군율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명령이 철저하게 이행되지 않는 것은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번 명령을 설명합니다. 북이 두 번째 울렸습니다. 궁녀들은 또 웃기만 했습니다. 손자는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북이 세 번째 울렸습니다. 궁녀들은 또 웃기만 했습니다. 손자가 말했습니다. 명령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어서 두 번에 걸쳐 설명했다, 그런데 명령을 자세히 설명했는데도 따르지 않는 것은 장수의 죄이다 하고 그 죄를 물어 양 부대 대장의 목을 베려했습니다. 대경실색한 합려는 그 후궁 둘이 죽으면 자신이 밥을 먹어도 맛을 전혀 모르게 된다며 말립니다. 하지만 손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합려가 아끼는 후궁 둘의 목을 그 자리에서 베어버렸습니다. 참수된 두 후궁의 머리가 내걸린 가운데 남은 궁녀들은 이제 명령이 울려 퍼질 때마다 북소리에 맞추어 자로 잰 듯이 완벽하게 움직였습니다. 손자는 궁녀들이 합려를 위해 불구덩이나 물속에라도 뛰어들 수 있게 훈련되었다고 보고합니다. 망연자실하게 사열 광경을 지켜보던 합려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손자는 합려가 그저 병서의 말장난만 즐길 뿐이지 실제 병법은 모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윽고 합려는 마음을 가다듬고 손자를 장수로 임용합니다.
이 일화 속에는 명령과 설명, 그리고 이론과 실제가 아주 정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명령을 하기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결정을 내리고 명령하면 따라야 합니다. 따르기 싫으면 그만둬야 합니다. 이게 조직입니다.
내 뜻을 자세히 설명한다
저는 정말 열심히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하고 설득합니다.
최근에 티쿤 재팬 성격과 방향을 정하려고 핵심 관계자들과 3~4주 동안 매주 3회 빼먹지 않고 회의를 했습니다. 빼먹기는커녕 임시회의까지 했습니다. 평소에 저는 회의를 자주 하지 않고, 길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티쿤 재팬 성격과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계속 전언으로 정리해서 조직에 알렸습니다. 티쿤재팬만 집중해서 다룬 전언만 벌써 4편입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 해외법인장들에게도 화상회의로 자세히 설명합니다.
열심히 대화하고, 토론한다고 해도 정책이 꼭 옳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정리한다고 해도 정리가 잘될 리가 없습니다. 아무리 정리를 잘한다고 해도 잘 전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잘 전한다고 해도 듣는 사람이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한계를 안고도 저는 열심히 대화하고, 토론하고, 설명하고, 설득합니다. 그마저도 안 하면 더 안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회사 정책을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는 조직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겁니다. 그 어떤 CEO가 직접 매주 A4 4-6매로 정책과 구상을 설명하겠습니까? 그렇게 정리하려는 CEO도 드물거니와 정리할 수 있는 CEO도 드물고, 실제 정리하는 CEO는 더 드뭅니다.
티쿤재팬 건이 아니어도 저는 늘 이렇게 했습니다. 제 구상과 정책, 철학 등 굵직한 것뿐 아니라 가격, 홍보, 마케팅, 글쓰기 등 실무도 전언으로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전언만으로 부족해서 지금 이렇게 간부교실을 열어서 자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대충 말로 때우는 게 아니라 이처럼 애써 글로 정리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리더는 마땅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해야 구성원들이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할 수 있게 하려고 계속 전체 상황을 될 수 있으면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정보와 지식도 자세히 전하려고 애씁니다. 정확히, 자세히 전하려고 글로 씁니다.
티쿤은 이미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에 조직원이 있습니다. 오래지 않아 미국에도 법인을 세울 겁니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구성원들에게 전언 또는 글 외 제 생각을 전할 방법은 아예 없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구나 다 그럴 겁니다. 저는 생각을 잘 전하려고 주례나눔을 생방송으로 중계까지 합니다. 웬만한 회사는 역시 안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주례나눔을 중계해도 일본, 중국, 인도, 싱가포르 구성원은 동시통역을 하지 않는 이상 들을 수 없습니다. 설사 한국말을 안다고 해도 생방송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녹화방송은 볼까요? 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나마 글로 써서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 번역해서 인쇄하여 나눠주지 않으면 제대로 읽지도 않습니다. 밴드에 실린 긴 글을 읽기는 어렵습니다. 조직원을 탓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은 다 그렇습니다. 그나마 전언으로 쓰고, 번역하여 출력해서 주면 조금은 더 읽을 겁니다. 저에게는 제 생각, 구상, 정보, 지식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전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 글을 이용합니다.
방송은 더 안 보지만 방송으로 전한다고 해도 티쿤 정도 규모 회사 CEO나 간부가 되어서 원고도 안 쓰고 방송을 할 수 있습니까? 원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면 안 됩니다.
저는 생각, 정책, 결정, 정보, 지식을 미리 전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여기니까 해외법인장 회의를 소집할 때도 제 의견서를 글로 정리해서 미리 배포합니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저는 해외법인장 회의뿐 아니라 좀 큰 회의면 그렇게 합니다.
저는 이게 회의에 오는 사람을 맞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준비도 안 해놓고 부르면 오는 분들도 뭘 얘기할지 모르게 됩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회의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시간 낭비 돈 낭비입니다.
그렇게 사전에 글로 발표하고 나서도 회의를 시작하면 저는 또 30분이든 한 시간이든 그 글을 설명합니다.
제가 말을 못 하면 병이 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말을 많이 하도록 시키고 듣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주례나눔이나 주요 회의에서는 제 의견을 최대한 자세히, 또 충실하게 합니다. 그건 다른 분들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이 상황을 충분히 알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게 지도자, 상사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도자는 지도자의 구상, 생각, 정책뿐 아니라 정보와 지식도 구성원들에게 될 수 있는 대로 자세히 알려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정말 많은 상사는 자기 생각을 자세히 알리기보다 부하 보고받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여러 사람을 불러놓고 각자 보고하게 합니다. 솔직히 다른 부서 보고에 관심 가질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나머지 사람은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회의를 소집했으면 모두의 관심사, 핵심 사안을 갖고 이야기하면 되는데 쓸 데 없는 하부 조직 보고를 받습니다. 시간 때우기 참 좋고, 뭔가 한 것처럼 꾸미기는 좋지만 결국은 시간 낭비입니다.
회의 소집권은 리더에게 주어진 매우 귀중한 권한입니다. 부하가 아무리 회의하자고 해도 리더가 소집 안 하면 그만입니다. 많은 간부들은 회의 소집권이 리더에게 주어진 소중한 권한이라는 것조차 잘 모릅니다. 그런 소중한 소집권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회의를 왜 소집합니까? 의견을 들으려고 합니까? 의견을 들으려고 비싼 돈 들여서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에서 일하는 사람을 부르는 것입니까? 저는 회의는 결정 사항을 통보하려고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결정하기 전에 확인하려는 것이고, 통보를 자세히 전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저 정도 수준이면 전하려는 내용을 매우 잘 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글로 아무리 쓰고, 또 화상회의를 해도 확실히 한계가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사항은 직접 회의를 해서 전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회의를 합니다.
회의 소집해놓고 부서 보고 듣는 건 가끔이야 할 수 있지만 그게 주요 내용이어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꿈이 있고, 비전이 있고, 목표가 있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그 꿈과 비전과 목표를 조직에 관철시켜서 조직원이 그 꿈과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가게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꿈과 비전과 목표를 구성원이 정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성원보다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는 리더가 아닙니다. 꿈과 비전과 목표는 리더로부터 나오는 게 정상입니다.
구성원들은 대개 훌륭합니다
제가 제 생각을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설명하면 그 상태에서 조직방침에 맞춰 적극 행동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저는티쿤 구성원들이 저를 다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티쿤 구성원들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제 결정을 적극 지지해줬습니다. 이거로 충분합니다. 저는 할 수 있는 만큼 자세히, 그리고 열심히 설명했고 구성원들은 각자 수준에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배려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리더가 지시하고, 관리하고, 지적하고, 판단해주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하가 꼭 지시받고, 관리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리더가 자기 생각, 구상, 계획, 정책, 방침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구성원들은 리더를 믿고 움직입니다.
솔직히 저는 자기 생각, 구상, 계획, 정책, 방침을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지도자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저는 정확하고 자세하게 전하려고 열심히 쓰는데도 제 생각, 구상, 계획, 정책, 방침을 잘 전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휘서신이나 생각나눔을 제대로 쓰지 않는 지도자들에게는 정말 화가 납니다.
그리고 간부라면 부하에게 전할 지식도 정보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잘 정리해도 지식과 정보를 전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여러 나라에 걸쳐 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지휘서신이나 생각나눔을 써서 그 정보와 지식을 전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전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부하를 키우는 사람입니다. 지식과 정보를 잘 전달할 의무가 있습니다. 부하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지식과 정보를 잘 전달해서 주변이 티쿤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개방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주변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우리는 홍보해야 합니다.
지도자처럼 행동하면 지도자가 됩니다
저는 성장하려면 CEO처럼 생각하고, CEO처럼 행동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구글 임원이라면 어떻게 행동하겠습니까? 타오바오 임원이라면, 혹은 네이버 임원이라면 어떻게 행동하겠습니까? 티쿤이 이베이처럼 커져서 유럽, 북중미, 남미, 서남아시아, 중동, 동남아 본부가 있고 여러분이 그 본부장이라면 어떻게 행동하시겠습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여러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겁니다. 저는 여러분이 그렇게 성장하기를 빕니다. 세계를 상대로 큰 조직을 지휘하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지금 큰 조직의 큰 리더처럼 행동하기 바랍니다.
저는 2004년부터 해외직판 방법을 SNS로 알렸습니다. 간신히 해외직판에 첫걸음을 뗄 때였습니다. 2014년 무렵부터는 온라인 수출 영역에서 큰 지도자인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가지고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매일경제신문, 한국무역협회와 공동으로 온라인 수출 심포지엄도 열었고, 최근에는 중기청 GMD도 되었고, 중진공 북부지부 관할 수출기업모임에 고문 격으로 참여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티쿤이었지만 저는 100만 중소기업을 해외에 내보내는 지도자처럼 행동했고,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이렇게 활동하면 티쿤이 이런 회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행동하면 그런 리더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개발 영역에서, 제조영역에서, 물류 영역에서, 마케팅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이 된 티쿤의 간부처럼 행동하기 바랍니다.
회사 크기에 위축되고 주눅 드는 건 자존감이 약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대기업에서 일하면 대단하고 작은 기업에서 일하면 별 볼일 없습니까? 글로벌 기업도 90%는 운으로 되었습니다. 크다고 뻐길 것도 없고 작다고 위축될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길을 가면 됩니다. 그리고 작은 티쿤에 있어도 큰 티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됩니다.
티쿤에서 일한다는 걸 알리는 게 무척 어색하다면 다시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티쿤이 글로벌 기업이 되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요? 은연중 자부심을 갖지 않을까요? 마치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마치 뭐나 된 듯 행동하는 것처럼요.
우리가 이룬 성과, 또 우리가 이루고 있는 성과에 자부심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설사 성과가 미약해도 우리가 최선을 다해 이루고 있는 우리 삶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기 바랍니다. 잘 산다고 뻐기는 거나 못 산다고 주눅 드는 거나 마찬가지로 잘못된 마음입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 티쿤에 다니는 걸 자랑하고, 또 우리 하는 일을 자랑하기 바랍니다. 마치 글로벌 기업 구성원인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