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전언 324]
<자리 잡아가는 생각나눔 쓰기>
이제 간부들은 지휘서신을, 그리고 평사원들은 생각나눔 쓰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현상입니다. 글이 발명되고 나서 생각은 논리가 되었고, 분석과 철학, 사상이 생겼습니다. 글이 없는 세계에서는 결코 논리도, 철학도, 사상도 발전할 수 없습니다. 회사 안에 글쓰기를 통한 소통이 확산되는 것은 조직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과정입니다.
쓴 글도 수준이 무척 높습니다. 저는, '도대체 회사가 생각나눔을 쓰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하고 말하고 싶을 만큼 참 잘 씁니다. 드디어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눔을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 차례,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 생각나눔(또는 지휘서신)은 자기 생각을 알리는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이게 가장 기본입니다. '지금, 여기서 자기 생각을 나누는 것'이 글쓰기, 말하기, 대화하기의 출발점입니다.
제품기획부의 두 분은 이번 주부터 생각나눔 형식으로 업무를 보고합니다. 매주 하고 있거나 한 일을 쓰고, 그것이 무슨 일인지 (사업계획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왜 하는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합니다.(이찬희, 부서장 제언, 2016년 2월 1일)
생각나눔으로 뭘 써야 하는지를 아주 잘 정리했습니다.
ㅇ 매주 하고 있거나 한 일을 씁니다.
ㅇ 그것이 전체 사업계획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씁니다.
ㅇ 왜 그걸 하는지, 어떤 가치가 있는지 등 생각과 감정을 나눕니다.
나눔 가이드라인에서는 '지금, 여기에 머무십시오'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회사에서 지금 하는 일을 알리기 바랍니다. 이찬희 부장이 이렇게 정리할 만큼 이미 대다수가 지휘서신이나 생각나눔을 쓰면서 자기가 하는 일과 하려고 하는 일을 잘 알리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경험을 나누고 있고, 집단지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나눔 가이드라인에는 ‘감정을 나누세요.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을 둘러싼 해석입니다. 사실을 둘러싼 해석은 감정에 기초합니다.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느냐 있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옆 사람이 개입하고 도와주는 형식도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보고에는 감정이 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나눔은 감정나눔입니다.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좋아함, 싫어함, 바람, 두려움, 흥분, 기대, 낙담, 절망 모두 감정입니다. 이 감정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이 감정 밑에 사실이 있습니다. 기쁜 데, 화나는 데, 슬픈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쁨, 분노, 슬픔은 사실 또는 상황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걸 성찰하는 게 생각나눔이고 이걸 표현하는 게 보고입니다.
스스로 설레지도, 걱정도 되지 않는 보고, 흥분도 되지 않는 보고와 계획으로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왜 나는 회사에 다니면서 전혀 설레지 않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계처럼 다니는 회사, 설레지 않는 일을 하는 건 정말 불행합니다.
먹고사는 일은 가장 중요합니다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기를 실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먹고사는 일도 제대로 됩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떤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그 성찰이 생각나눔이고, 생각나눔은 감정나눔입니다.
저는, 한국, 아니 세계 어느 회사도 이 정도 수준으로 각급 조직 구성원이 생각을 나누는 경우는 드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티쿤보다 더 잘하는 조직이 있을 수 있지만 상관없습니다. 저는, 우리가 스스로 이런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쓰는 글을 보면서 평조직원조차 이렇게 깊이 생각한다는 것에 놀라고, 또 하루가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놀라고 있습니다.
<생각을 분명히 밝히기>
감정 밑에 사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어떤지, 그리고 그 마음의 바탕을 잘 살펴보면 현실이 보입니다.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현실을 볼 때 진짜 상황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전언도, 지휘서신도, 생각나눔도 사실은 감정을 나누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언을 쓸 때도 제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하려고 합니다. 물론 감정을 토로한다고 해서 스스로 위험에 빠질 정도로 무분별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저 자신을 지키면서 최대한 솔직하게 제 감정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제 감정은 제 꿈이기도 합니다. 꿈은 욕(慾)입니다. 바람입니다. 바람 역시 소중한 감정입니다. 저는 제 꿈, 제 바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애씁니다. 솔직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언을 쓰든 말을 할 때든 제 의견과 제 주장을 분명히 하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그래서 대부분 글 첫머리에 결론을 씁니다. 그리고 해설하고 논증합니다. 글 첫머리에 제 의견과 주장을 쓰는 것은 제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를 저 자신이 분명히 인식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조차도 제가 뭘 하려는 지 모를 때가 정말 많습니다.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뭘 하려는지 모릅니다. 저에게는 글 쓰는 게 성찰하는 방법입니다. 글을 써야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그나마 뚜렷해집니다. 글을 쓰면서 저는 잡다한 생각을 다 버리고 핵심만 쓰려고 애쓰고, 그 핵심을 분명히 드러내려고 애씁니다. 그래서 첫 문장에서 할 말을 확실히 합니다. 제목도 선명하게 합니다. 이 글 제목도 ‘자기 이야기를 하세요’입니다.
자기 생각을 분명히 하고 또 밝히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생각이라는 게 얼마나 잡다합니까? 뭘 말하려는지 저 자신이 분명하지 않을 때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하려는 말을 분명히 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그래서 뭘 하자는 겁니까?’, ‘한두 가지만 한다면 뭘 하시겠어요?’ 하고 자주 묻습니다. 의견을 분명히 하라는 뜻입니다.
지휘자가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전쟁터에서 전진할지, 후퇴할지를 분명히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휘자가 전진과 후퇴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부대는 궤멸됩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의견을 분명히 합니다.
저는 제 의견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우물쭈물했다가 제 인생이 전혀 다른 데로 흘러갔던 엄청난 경험을 두 번 했습니다. 지금도 그것을 크게 후회합니다. 물론 그때 의견을 분명히 했다고 해서 그 이후 삶이 지금보다 나으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저는 그때 제 의견을 분명히 말하지 않아서 제 삶 전체가 뒤틀렸던 것을 크게 후회하는 것입니다.
3~40대 때 저는 진보정치 진영에 있었습니다. 그 무렵 한국의 진보정치 진영은 의회 사회주의를 개량주의라고 치부하면서 멀리 했습니다. 저는 그때 한국 진보정치는 의회 사회주의를 기치로 내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내용을 [우리 시대의 사회주의당]이라는 책으로 썼습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깝게도 이 주장을 좀 더 분명히 하지 못했습니다. 책 내용 전체는 '의회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었는데, ‘의회 사회주의’라는 단어조차 쓰지 못했습니다. 주류를 의식했던 겁니다. 주류로부터 배척당하는 게 두려웠습니다. 그 결과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어중간한 주장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흐름도 만들지 못하고 소수파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전체 진보정치 진영과 정면으로 겨뤘으면 분명히 흐름을 만들 수 있었는데 소심했습니다. 흐름을 만들든 말든 그렇게 했어야 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소신껏 하지 않고 눈치를 보면서 결국 저를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제 삶에서 이걸 제일 후회합니다.
이 무렵 진보진영 안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 간 통합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때 상대 쪽에서 공동대표제를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직 안에서 '선명성'을 내세우며 표결을 하자고 해서 '선명하게' 졌습니다. 이때 공동대표제를 받았으면 제 삶도 완전히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달라졌다고 더 좋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그때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을 대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것을 참 많이 후회합니다.
이 두 가지 사건 모두 40대 이전 제 정치 활동에서 매우 중요했습니다. 여기서 실패하면서 제 정치활동은 막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들은 지금도 저에게 무척 아프게 다가옵니다.
이후에 생각이라는 게 맞고 틀리고가 아니고 그야말로 다른 것이라는 점을 제대로 배우고, 또 실천을 통해 여러 번 확인하면서 저는 제 생각을 드러내는 걸 더 잘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을 확실하게 표현하려고 애쓰면서 저는 남이 안 하는 여러 가지 일을 대체로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직판
철저한 현지화
광고비 증액
대담한 확장(현재 한-일-중-싱 포함 114명)
개발실 확충
사이트 분리와 신규 아이템 발굴
오프라인 영업조직 구축(동경 및 오사카 영업소 설립)
중국 법인 개설(상품 발굴선 다변화)
플랫폼 사업
사업부 독립 추구
끈질긴 이용사 모집 홍보
전언과 나눔
잔업 안 하는 회사, 휴가 볼 때 눈치 안 보는 회사
공개, 개방주의
7년 연속 근무 후 1개 월 유급휴가
종합몰
협영사
이런 일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은 하지 않은 일들입니다. 특히 나눔, 전언, 나눔 가이드라인 읽기 같은 것은 제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주도한 일입니다. 주례나눔 한다면서 여러분을 다 앉혀두고 설교하듯이 전언을 설명하는 것도 진땀 나는 일입니다. 나눔 가이드라인을 같이 읽자고 하면 무슨 종교행사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게 옳다고 생각해서 했습니다. 나눔, 전언, 지휘서신뿐 아니라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운영 방법은 기존 조직론에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저와 조직 지도부가 꾸준히 밀어서 정착시킨 일들입니다. 물론 제 의견이 많이 관철되었습니다.
물론 제 의견을 뚜렷하게 말하면서도 독선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독선에 빠지지 않으려고 제가 마련한 장치는 지도부 동의를 얻지 않고는 안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떻게든 회사 지도부를 설득합니다. 한 번이 아니면 두 번, 두 번이 아니면 세 번, 이렇게 해서 설득되지 않으면 저렇게, 이번에 설득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서. 저는 어떻게든 회사 지도부를 설득한 다음에 일을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다가 설득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아주 분명히 합니다.
저는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이 아닌 한 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남 눈치 보면서 제 의견을 숨기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과 강연을 같이 들을 때, 강사가 질문할 것 있습니까 하고 물으면 저는 제 의견을 담아 질문하려고 애씁니다. 일부러라도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있을 때도 꼭 해야 할 말이 있으면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속에 있는 걸 가둬두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회사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 안에서 설명회나 발표회를 하면 저는 질문을 많이 하고 제 의견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은 제가 CEO여서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데서도 늘 하는 일입니다. 의견을 분명히 하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목표, 그리고 공개>
생각을 분명하게 하는 것과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은 일맥상통합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생각도 분명해집니다. 인생의 큰 목표든, 올해 목표든 목표가 분명해야 생각도 분명해집니다.
저는 선한 영향을 끼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 최고 종합몰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이 목표를 향해 나갑니다.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지금 할 일도 대체로 뚜렷합니다.
저는 목표를 분명하게 하려고 자꾸 제 목표를 공개합니다. 말은 첫 번째 실천입니다. 말하고 나면 책임지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과 목표를 밝혀버립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합니다. 그것 역시 목표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전언으로 제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티쿤 구성원에게 쓰는 전언인데도 될 수 있으면 브런치에 올려서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런 걸 써도 될까,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회사 밖 사람들과 전혀 상관없는 건데…… 하는 생각이 들면 그냥 공개합니다. 공개해도 별 문제도 없는 건데 주저하는 것은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유야 어쨌든 공개하면 안 되는 것이 분명한 것 외에는 공개하는 걸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꼭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니면 다 공개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갖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공개할 게 거의 없습니다.
제가 공개를 원칙으로 삼게 된 데는 강화(强化) 요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공개를 해서 손해를 보는 경우보다 공개해서 이익을 보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비공개를 예외로 합니다.
저는 목표를 널리 공개하는 방식으로 제 생각과 의견을 더 분명히 밝힙니다. 사실 공개하지 않는 목표는 목표가 아닙니다. 공개를 해야 비판도 받고, 조언도 받으면서 목표가 조정됩니다. 글로 쓰이지 않은 사상은 사상이 아니듯이 공개되지 않은 목표도 목표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부서 밴드에 쓴 걸, 티쿤 전체 밴드에, 더 나아가 티쿤 밴드에, 아예 더 나아가 페이스북에 올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솔선해서 저부터 합니다. 금연(禁煙)할 때도 주변에 금연하기로 했다고 알리라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목표를 분명히 하려면 선명하게 알려야 합니다.
<두려움과 싸우기>
목표를 분명히 하고, 목표나 내 생각을 분명히 밝히는 건 상당히 두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목표를 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목표를 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니 생각도 계획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진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이겨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연습을 많이 한 저 역시 생각을 밝힐 때 여전히,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남들이 뭐라고 하지나 않을지, 비판받지 않을지 두렵기 때문입니다. 시험 보는 게 두렵듯이, 평가받는 건 두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평가를 넘어 비난, 조소를 받을까 봐 두렵습니다. 금연한다고, 운동한다고 했다가 못하면 창피합니다. 또 아마존보다 더 큰 쇼핑몰을 각 나라에 만들겠다고 얘기하면 지금 너 꼴이나 제대로 알아라는 비웃음이 환청으로 들립니다.
사람이 듣거나 하는 말 중 긍정, 지지, 지원, 칭찬, 격려는 10% 미만이라고 합니다. 90% 이상이 비난, 지적, 비판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비판과 비난을 훨씬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의견을 얘기했다가 비판과 비난받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말로는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틀렸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이 두려움과 싸워야 합니다.
저는 그 두려움과 싸우려고 글로 공표하는데 막상 해보면서 아무 문제가 안 생깁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무얼 하든, 무슨 생각을 하든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가 공격받지 않는 이상 굳이 남 하는 일에 개입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의견을 분명히 하는 과정은 결국 자기 자신의 일일 뿐 남과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남을 공격하는 게 아닌 이상 공표한 의견은 충분히 토의되면서 풍성해집니다.
두려움은 그냥 자기 자신이 위축되어서 생기는 거지 남한테 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두려움과 싸우는 것도 연습입니다. 공표하다 보면 별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꾸 하게 되면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회피입니다. 회피하면 공격당합니다. 이건 이미 충분히 입증된 심리 이론입니다. 약해지면 공격당합니다. 주장을 분명히 내지 못하면 무조건 공격당합니다. 물론 주장을 분명히 내려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력은 주장을 분명히 하면서 쌓입니다.
성장하려면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니까 극복해야 합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은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것은 나쁜 게 아닙니다. 화는 자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화가 났을 때 물건을 부수거나 상대를 때리는 게 나쁜 겁니다.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나쁜 게 아닙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자체는 선악이 아닙니다. 다만 그 생각을 실천하면 문제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생각과 꿈은 옳고 그른 게 아니고, 좋고 나쁜 게 아닙니다. 욕구이고 바람입니다. 좋고 나쁜 게 아니니까 비난받거나 지적받을 일이 아닙니다. 다만 어리석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하면 못 써’하고 질책한 것입니다. 그들이 틀렸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감정을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저는 늘 회사 일 이전에 삶이 먼저라고 강조합니다. 회사 일을 통해서도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할 방법을 찾는 게 좋습니다. 지금 회사 일과 관련된 자기감정은 무엇입니까? 그 감정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 감정은 옳고 그른 게 없습니다. 그 감정을 부서 안에서만이 아니라, 회사 전체에, 나아가 세상과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게 진짜 일하는 겁니다.
그리고 옆 사람은 칭찬하고, 격려하고, 지원하고, 지지만 하기 바랍니다. 평가, 지적, 비판, 비난은 될 수 있으면 하지 말기 바랍니다. 지적해서 고치지는 않습니다.
조회에서 저는 지적을 많이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참 하기 싫은 일입니다. 조회에서 제가 하는 대부분의 지적은 솔직하지 않은 태도이고, 또 아무 감정 없는 보고입니다. 그런데 이 나마도 사실은 효과가 있을지 참 의문입니다. 다만 저는 모두가 감정을 기반으로 생각을 나누는 연습을 많이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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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1일(목) 오후 2시-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