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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346] 티쿤이 깨달은 장사법


�장사는 모객(募客)입니다.

수요만 있다면,


오게 하고, 
사게 하고,
단골이 되게 하면,

무조건 성공합니다.

살 사람이 없는 물건은 죽은 제갈량이 살아온다고 해도 못 팝니다. 수요만 있으면, 경쟁력만 갖추면 팔 수 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 상식을 믿고 장사했습니다.


�가격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
티쿤이 취급하는 비브랜드 상품을 팔 때, 손님을 오게 하고, 사게 하고, 단골 되게 하는 핵심 요소는 ‘가성비(價性比)’입니다.

품질도, 납기도, 편리함도 중요하지만 ‘가성비’는 그 모든 것을 누릅니다. 가격에서 밀리면 이길 다른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100엔샵, 한국 다이소, 코스트코, 월마트, 이케아가 가성비로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가성비 때문에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이깁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절에 연매출의 몇 십 프로가 팔리는 것은 싸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이 세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삼성 스마트폰이 중국에서 밀린 이유입니다. 사람들이 물건 오기까지 한 달을 기다리면서 해외쇼핑몰에서 직구하는 이유입니다. 샤오미가 초거대 기업이 된 이유입니다.

티쿤은 2007년 일본에 명함 5백매를 980엔에 팔았습니다. 그때 일본 인쇄 통판회사 1위인 프린트팩은 명함 1백매를 2,300엔에 팔았습니다. 티쿤은 백 매도 아닌 5백매를 980엔에 팔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티쿤은 기반을 만들었고, 천만 불 수출의 탑을 탔습니다.

한국 지즐은 일본 우체국 1호 박스(200X140X60)를 한 개에 13엔에 팔았습니다. 일본 다른 회사는 23엔에 팔았습니다. 지즐은 그걸로 일어섰습니다.

한국 합판인쇄회사 성원애드피아는 지금도 명함 500매를 부가세 별도로 4,200원에 팝니다. 그 성원애드피아가 한국 합판인쇄 시장에서 부동의 1위가 되었고 해마다 60억 원~100억 원 순이익을 냅니다.

비브랜드 상품은 가성비가 경쟁력에서 핵심입니다. 애드프린트 초창기에 명함 500매를 980엔에 팔면서 생생하게 경험했습니다. 그 때 명함이며 스티커 품질이 참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도 손님들은 욕하면서 샀습니다. 다른 데서는 그 가격에 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욕하면서도 계속 사줬기 때문에 매출이 올라갔고 티쿤은 기반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상품을 개선해서 지금은 일본 인쇄물보다 더 좋습니다.

초창기 100엔 샵 물건은 무척 안 좋았지만 사람들은 ‘쓰고 버리지’ 하면서 샀습니다. 그걸로 100엔샵은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지금 100엔샵 물건은 품질도 괜찮습니다.

공짜 마케팅은 강력합니다. 다음이 저가 마케팅입니다. 저가(低價) 마케팅 역시 무시무시합니다. 조금 늦게 와도, 조금 안 좋아도, 많이 불편해도 싸면 삽니다. 같은 값이라면, 좋은 것, 빨리 오는 것, 편리한 걸 택하지만 좋은 것, 빠른 것, 편리한 것도 저가에는 밀립니다. 비브랜드 제품은 일단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그리고 좋은 품질, 빠른 납기, 편리함으로는 근근이 먹고 살 수 있을 뿐 비즈니스는 안 됩니다. 샤오미며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약진하는 이유는 가성비에 있습니다. 샤오미며 화웨이 제품이 삼성이나 엘지나 소니에 비해 품질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렇지만 가성비 갑이기 때문에 팔립니다. 품질이 어느 정도만 되면 결국은 가격에서 승부가 납니다.

한국 어떤 전상 종합몰은 1조를 투자 받아 총알 배송 시스템 구축에 쓰는데, 제가 봤을 때는 쓸 데 없는 짓입니다. 같은 값이면 빠른 게 좋습니다. 그렇지만 싸지 않은데 빠른 것은 그다지 소용 없습니다. 싼 게 나오면 무너집니다. 차라리 자사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서 싸게 공급하는 게 훨씬 나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는 한계가 있겠지요. 그 회사는 2016년, 2017년에 각각 5천억 원 적자를 냈습니다. 그 회사는 ‘싸게’ 대신 ‘빠르게’에 투자했습니다. 오래 가기 어려울 겁니다.

싸게 하는 건 들어올 돈을 포기하거나 손실을 감수하는 일입니다. 소기업이 들어올 돈을 포기하거나 내 주머니 돈을 내놓는 건 목숨을 내놓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소기업은 들어올 돈이 안 들어오면 당장 힘들어집니다. 가격인하는 들어오던 돈조차 포기하는 것이니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돈에 여유가 있으면 모르지만 돈에 여유가 없을 때 가격인하는 자금 고갈을 의미합니다. 도저히 못합니다.

티쿤은 환율 100엔-900원일 때 명함 500매를 980엔에 팔다가 지금은 100매를 1,270엔에 팝니다. 가격을 올렸습니다. 그 사이에 일본에 진출한 한국 명함 회사는 명함 가격을 티쿤보다 낮췄습니다. 일본 회사도 디지털 인쇄기로 제작해서 품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우리보다 훨씬 싸게 팔고 있습니다.

티쿤 명함 매출이 정체되거나 줄어든 건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걸 알면서도 티쿤은 명함 가격 내리는 걸 주저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제가 주저합니다.

마트코트 명함만 가격을 최저가로 내려도 월 3천~4천만 원은 사라집니다. 안 그래도 자금이 부족해서 간신히 버텨오다가 올해(2016년) 3월부터 그나마 자금이 돌아가는데, 이 상황에서 가격을 인하하려면 멀쩡한 팔을 끊어내는 것처럼 힘듭니다. 거의 불가능합니다. 차라리 싸게 팔던 걸 유지하는 건 쉬워도 가격을 내리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새상품을 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상품을 저가에 내면 계속 손해가 납니다. 그러다가 한참 지나서 수요가 늘어나면 그때부터 흑자가 납니다. 이때까지 손실을 감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시장에 들어가기도 힘듭니다.

요즘 티쿤 플라스틱 용기가 잘 팔리고 있습니다. 준비기간 5개 월을 거쳐 사이트를 연 건 2016년 6월입니다. 21개월째입니다. 이제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했습니다. 싸게 팔아서 고객을 모았지만 그만큼 힘들었습니다.

늘 이렇습니다. 인터넷은 전국 모든 상인이 전국 모든 고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싸야 합니다. 싸게 하려면 출혈을 감수하고 시장을 확보해야 합니다. 비정하고 무정하게도 전상(전자상거래)은 전국 모든 전상 업체가 한 링에 올라 싸워 극소수가 살아남는 싸움터입니다. 출혈하지 않고는 링에 오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게 오른 링에서 극소수만 살아남아 부자 되는 세계가 전상 세계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는 링에 제대로 올라보기도 전에 대부분 퇴출 당합니다. 해외라면 그나마 버텨볼 수 있지만 대담한 가격 정책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시장을 지배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것은 퇴출되기 쉽다는 뜻입니다.

전자상거래의 이 룰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들어가도 퇴출 당합니다.

일단 가격에서 밀리지 말아야 합니다.


� 광고해야 한다
경쟁력을 확보한 다음에는 광고해야 합니다. 입소문으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이론은 그럴싸하지만 전상에는 그다지 맞지 않습니다. 특히 티쿤처럼 재판매자 고객이 많을 때는 초창기에 입소문도 잘 나지 않습니다. 재판매자가 정보 유출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장사에서 광고는 필수입니다. 티쿤플랫폼을 이용하는 잘하는 전상점은 전부 광고를 많이 해서 손님을 많이 모은 곳입니다. 어김 없습니다. 광고 안 하고 손님을 모을 방법은 없습니다.

수요가 확실하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린다.
이 슬로건은 제가 만들었습니다. 100% 진리입니다.

그런데 이 슬로건을 만들고, 이 슬로건으로 기업을 일군 저조차도 광고비를 집행할 때는 조심스럽습니다. 광고비는 현찰이고 수익은 어음이기 때문입니다. 수요가 있고, 경쟁력이 있다면 광고하면 당연히 팔립니다. 틀릴 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100% 확실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선투자는 늘 매우 어렵습니다. 가만 있으면 주머니에 있을 현찰을 미래를 위해 일단 버리는 것이니까요.

아래 표는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티쿤플랫폼 총 거래액을 표시한 것입니다.

전체 그래프를 보면 해가 갈수록 거래액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과 2013년 이후 매출이 더 빨리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래프에서 굵은 원은 매우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원 안은 2012~2013년시절입니다.

2008년~2012년 엔고였다가 2012년 10월부터 갑자기 엔저가 시작되었습니다. 엔고로 회사 규모를 키웠는데 갑자기 엔저가 오면서 티쿤에 돈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당장 급하지 않은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2013년 1월과 2월에는 광고비를 심하게 낮췄고, 그 이후에도 그 전보다 낮췄습니다.

처음에는 광고비를 줄였어도 매출이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소위 입소문으로 들어오거나 기존 고객이 들어오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표에서 볼 수 있듯이 1년이 지난 201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성장이 정체되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2013년 가을부터 부랴부랴 광고비를 증액했습니다.

2012년 10월, 광고비를 줄이기로 결정했을 무렵, 당시 마케팅 담당 임원이 광고비를 줄이면 회사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지만 회사는 사람을 줄이기 싫어서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그 결과 매출 정체가 나타났습니다. 회사가 큰 위기였습니다. 2013년 가을에, 담당 임원이 매출 그래프를 내놓고 광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사는 받아들였고 광고비 지출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결과가 2014년 3월 이후 그래프입니다.

티쿤은 이 경험 때문에 이제는 광고비를 쓰자는 데는 그다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시간이 지나자 또 광고비를 쓰는데 주저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 당시 마케팅 담당 임원은 각종 분석을 통해 우리가 광고비를 지출하면 3개월만에 광고 투자비를 다 뽑고 이후는 이익이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광고비는 지출의 6.5%로 한다는 제한 규정을 둡니다. 누구를 탓하는 게 아닙니다. 저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알면서도 광고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합니다. 현찰이 나가기 때문입니다.

당시 마케팅 담당 임원이 깨우쳐준 덕분에 2013년에는 돈이 없었는데도 광고비를 대폭 증액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형편이 훨씬 나은데도 광고비 집행에 상당히 부담을 갖습니다. 물론 지금도 티쿤은 한 달에 1억5천만 원 가량을 광고/영업 경비로 지출합니다.

저는 광고/영업비를 많이 지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쪽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런 저조차도 1억5천만 원 이상 광고비를 지출하자고 하면 떨립니다. 충분히 경험한 저조차 이렇습니다. 저조차 이런데 전자상거래 초보자들은 오죽하겠습니다.

티쿤글로벌은 광고/영업비에 돈 쓰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본능과 맞서서 광고와 마케팅에 돈을 썼기 때문에 이 정도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티쿤의 일본법인에는 오사카와 동경에 오프라인 영업부가 있습니다. 영업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돈도 광고 마케팅비에 속합니다. 저는 영업부문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영업부문을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어정쩡한 태도입니다. 저는 당연히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못합니다. 여전히 비용 지출이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2011년에 동경영업소를 만드는데 과감히 투자한 저조차 이렇습니다.

초창기 기업, 소기업이 영업과 마케팅에 돈을 투자하는 건 이만큼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왕 쓸 광고 마케팅비는 초창기에 쓰는 게 훨씬 좋습니다. 그래야 초창기부터 단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드프린트의 경우 단골 고객을 한 명 만드는데 43만 원 가량 듭니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투자해서 유치한 단골 고객이 티쿤을 키워줬습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지금 어떻게 적용할 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광고/마케팅/영업에 지출하는 것은 대담해야 합니다. 안 될까 봐 두려워해서는 아무 것도 못합니다. 지출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은 당연합니다. 이 전언을 쓰는 저조차 그렇습니다. 이 두려움은 오너여도 마찬가지고, 부서장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가집니다. 이 두려움을 이성을 가지고 극복해야 합니다.

요즘은 SEO(검색 최적화 조치), 블러그 마케팅 등을 하면 리스팅 광고보다 비용을 덜 들이면서 마케팅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티쿤도 SEO마케팅 잘합니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오래 동안 비용을 들여야 하고,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돈이 들어가지 않는 마케팅은 거의 없고, 마케팅 하지 않고 매출을 올릴 방법도 거의 없습니다.(2018. 1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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