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디지털 없이는 무언가를 논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인터넷 뉴스 기사에서 봤던 이슈, 유튜브에서 본 기발한 콘텐츠,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한 옛 친구의 근황까지 대부분의 화제가 디지털에서 시작된다. 언제부터 일상에 안착한 건지 가늠하기 어렵다. 어느 순간 손에 쥔 물건이 스마트폰이 되었고, PC가 아니면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그러나 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장벽이 높게만 느껴진다. 지난 회차에서 그 이유를 파일럿 함정과 신기술만 덧붙이는 함정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일에만 국한된 단면적인 전략이 초래한 문제라 볼 수 있다. 오늘은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 3가지 측면의 전환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산업 측면의 전환이다. 운영 단계부터 관리, 전략 단계까지 디지털 시스템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때, 운영과 관리, 단계의 주체가 되는 개인의 역량을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사람이 하던 일을 단순히 디지털로 대체한다는 개념과 다르다. 한 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기존에 은행 영업은 은행원이 직접 고객의 심리를 읽으며 여러 상품을 권하면서 이루어졌다. 어떤 성향, 니즈가 있는지 대화를 통해 파악하고 맞춤 영업을 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 이후에는 데이터화된 고객의 니즈와 성향을 분석해 영업이 진행된다. 이때 직원은 데이터 중심 분석 능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더 이상 심리 파악과 언변이 역량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개인의 역량이 디지털과 연결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런 '사람'의 역할 변화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인력을 디지털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산업 전환의 주요 과제다.
두 번째, 문화 측면의 전환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0년 Harvard Business Review 조사 결과 63%가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문화'라고 답했다. 기업의 문화는 대부분 일 방향적이다. Top-Down으로 수직적이다. 한 가지 화제를 두고 알아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명확히 구분된다. 이 구분의 기준도 Top이 결정한다. 이는 업무 효율을 가져다줄 수는 있지만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사내 전체가 어떤 흐름으로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함께 공감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결국 '사람'이 변하는 일이다. 업무 스킬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에 대한 공감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특히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오랜 시간이 걸려 완성된다. 단순한 공문을 통해 결과만 말해서는 수동적인 자세를 능동적으로 바꿀 수 없다. 이를 위해 조직원들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제가 되고 기대 사안이 될 필요가 있다. 이때 예측하기 어려웠던 문제점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면 다양한 개선안도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직적 소통 문화를 수평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동시에 자유롭게 논쟁할 수 있는 정책도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업무 프로세스 전환이다. 한 마디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 할 수 있다. 맥킨지(Mckinsey) 조사 결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 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일하는 방식 개선'이라고 나타났다. 앞서 설명한 산업 전환과 문화 전환을 이끄는 가장 핵심 요소다. 그러나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을 꿈꾸는 조직들은 신기술 도입 효과와 안정성 검토에만 많은 시간을 쏟는다. 기술 도입의 성공은 결국 적용 단계에서 결정된다. 이 적용 단계의 검증은 실제로 써야만 알 수 있다. 최첨단 장비도 쓰지 않으면 녹슬고 만다. 잘 쓸 수 있는 방식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기업에서는 그 고민이 일하는 방식으로 치환되어야 한다.
특히 모든 업무를 데이터화하고 공유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필수적이다. 도구뿐 아니라 개인이 한 일 또한 디지털화되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 전환, 기업 문화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기술을 덧붙이기만 하는 함정은 절대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협업툴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업무 상황을 실시간으로 기록해 데이터화 시킨 원페이지 협업툴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실시간성과 투명성을 갖추면서도 휘발성을 보완한 유일한 툴이다. 이는 일일이 내용을 출력해 업무 상황과 결과를 '구두'로 설명하며 일방적으로 일하는 방식 또한 완전히 변화시킨다. 소통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핵심 요인이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3가지 측면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세상이 디지털화된 가장 큰 요인도 결국 '사람'이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도 사람부터 설득하고 수용해야 다음 단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이 단계에서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하다. 가장 강력한 강제성은 지시나 규율이 아닌 환경에서 생겨난다. 인력 전환, 자유로운 논쟁을 위한 정책, 그리고 일하는 방식은 결국 디지털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필요하다' '좋다'라는 추상적인 말보다 3가지 측면에서 환경을 조성하여 디지털이 수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