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에서 묵었던 날들
차가운 새벽 공기에 자꾸만 몸을 뒤척이다가,
딱따구리가 나무 기둥을 두드리는 소리에 알람도 없이 잠에서 깬다.
지-익. 텐트 지퍼를 열고 나와 대충 의자에 앉는다.
버너에 불을 붙이고 주전자에 남은 물을 다시 끓인다.
어젯밤에 사용하던 컵을 헹구고 데운 뒤,
원두를 갈아 거름망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불린다.
이윽고 천천히 물을 내린다.
새벽 공기에 뜨거운 연기가 스며들고
짙은 갈색의 물방울이 서버에 똑, 똑 떨어진다.
기다란 향초에 불을 붙인다.
짙은 나무 향이 여름날의 새벽 공기에 서서히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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