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박한평
늘어나는 체중과 불어나는 뱃살을 보면서
'아, 이러면 진짜 안되는데'싶더라고요.
한참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때 즈음엔
식사 대용 식품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던 거 같아요.
다들 식단 조절을 하면서 고구마를 먹는다고 하길래
동네 마트에 가서 잔뜩 사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체중 감량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맛있는 걸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것 같아요.
글쎄 언제 구매했는지 기억도 정확하지 않은 고구마에 싹이 난 거예요.
식품으로서의 가치는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라
내다 버릴까 하다가 그냥 두었거든요.
그러데 재밌는 건,
고구마의 싹이 매일 조금씩 자라나고
저는 그걸 관찰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매일 얼마나 자랐나 관찰하고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가끔은 말을 걸기도 해요.
저의 돌봄을 받는 상황이 아님에도
알아서 잘 자라주는 모습에 대견한 마음도 들고,
이 작은 원룸에 함께 거주하는 동거 식물(?)이 생겼다는 사실에
은근히 책임감도 가지게 되더라고요.
성장을 지켜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
게다가 우리 집 고구마 싹이 자라나는 걸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저밖에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