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고 있는 병원은 차량 2부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할 때가 많다. 아들 시우가 문화센터에 간다거나 아내가 약속이 있으면 주저 없이 버스를 탄다. 차를 한대 더 살까 생각도 해봤지만 출근을 할 때 버스를 타더라도 20분 정도 걸리며 종점과도 가깝기 때문에 항상 앉아 갈 수 있었으므로 생각에 그쳤다. 내 차를 끌고 가면 당연히 편하고 더 빠르게 도착하지만 운전을 하는 동안엔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폰을 맘껏 사용할 수 없었지만 버스를 탈 때는 다르다.
하지만 부산에 살면서 버스에서 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일은 부산의 버스 기사님들은 과소평가하는 행위이다. 기사님들은 구불구불한 길을 시간에 맞게끔 운전하는데 잠시 동안 핸드폰 화면을 쳐다봐도 멀미가 날 정도로 급브레이크와 끼어들기를 매 순간 시행한다. 그래서 대부분 유튜브를 틀고 소리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책 추천과 인문 철학 종류의 유튜브를 즐겨 듣고 있는데 출퇴근 시간 동안에 동일한 영상을 두 번 정도 들어서 머릿속에 남기려고 노력한다. 이런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자신을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튜브를 아주 바람직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12월이 되고 연말이 되어도 버스에서는 유튜브로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해가 다가올 때도 난 큰 변화 없이 유튜브로 강의를 듣고 책 리뷰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귀에서 캐럴송이 들려왔다. 영상이 끝나고 내가 잘못 눌렀는지 Kelly Clarkson의 'underneath the tree'가 재생된 것이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파티를 하며 기록을 한다며 케이크와 내가 만든 음식들로 폰의 사진첩을 채울 때도 캐럴과 크리스마스 노래는 없었다. 내 플레이 리스트에도 없는 곡이었는데 그 곡을 필두로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노래가 이어져 나왔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다가올 새해가 기다려지는 시기에 난 크리스마스 노래에 빠져든 것이다.
머라이어 캐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아리아나 그란데... 내가 잊고 있던 목소리와 노래들이 귓속으로 들어올 때마다 설렘을 멈출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는 지난주에 남겨뒀지만 내 기분은 아직 오지 않은 그날을 기대하며 음악을 흥얼거리며 있었다. 이 노래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나로 되돌린 것이다. 20살에 명동을 거닐면서 매장마다 캐럴이 울려 퍼지며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만끽했었던 그때가 떠오른다.
Britney Spears의 My only wish 란 곡에서 가사를 떼어왔다.
And all I want is one thing
Tell me my true love is near
내가 바라는 단 하나의 소원은
진실한 사랑이 가까이 있다고 말해주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