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글을 쓰려고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아내와 이야기를 하면서 글을 쓸 생각이었는데 유튜브에 올린 아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 쓰고자 마음먹었다. 잠시 보고 글을 쓸 생각이었는데 어느덧 영상을 1시간째 보고 있다. 어머니와 장모님이 시우를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도록 영상을 올리고 있고 시우의 하루하루를 보여드린다는 생각으로 올리고 있다. 영상은 1분 남짓 짧은 영상들이고 편집도 없고 자막도 없다. 단순히 시우의 모습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어질러진 집이나 액면 그대로의 내 모습도 함께 나온다. 아내의 모습도 과감 없이 나오고 내가 속옷만(?) 입고 앉아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시우의 유투브 채널
처음에는 우리 집 고양이 토리가 집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시우가 태어나면서 시우의 성장 모습들을 담기 시작했다. 종종 토리 영상들도 올리지만 대부분은 아들 시우의 일상이 담겨 있다. 어머니와 장모님을 위해 영상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쁘게 찍을 필요도 없고 굳이 청소를 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집 없이 올리고 있으며 직장동료 선생님들도 구독해서 보고 있다. 시우가 이유식을 먹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토리랑 함께 놀고 문화센터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 사실 시우의 일상의 한 단면을 영상에 담아서 올리고 있는데 올리다 보니 영상의 수가 400개 남짓이 되었다. 영상의 질의 문제라기보단 꾸준함에서 난 의미를 두고 있다. 사실 크게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들의 모습을 담아서 올린 것이 전부이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분의 영상을 찍고 올리는 데에 2분만 있으면 된다. 1분 동안 찍고 유튜브에 업로드하는데 다시 1분. 영상을 올리는 데에 2분만 소요하면 되니 부담이 없다. 그렇게 하나 둘 올리다 보니 영상이 어느덧 400개. 순간의 모습을 기록하고 그것을 보는 것은 행복이다. 유튜브 보다 글을 먼저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 또한 꾸준히 쓰고 있다. 내가 부족했던 끈기와 꾸준함을 토리와 시우 덕분에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브런치 작가카드
2020년 3월부터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2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덧 글의 개수가 140개가 넘었다. 중간에 쓰지 않은 시기도 있었고 게으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띄엄띄엄 쓰기도 했지만 5일에 한 번씩은 글을 올린 것이다. 브런치에 올린 글들은 포털 메인에 종종 노출되기도 하고 카카오톡에서도 노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글 하나당 조회 수가 1000이 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고 몇십만 단위의 조회 수가 있는 글들도 있다. 주변에서 내 글을 다음 포털에서 봤다며 이야기해 줬을 때는 으례 우쭐해지기도 했다. 언제나 시작은 불같이 타오르고 끝은 흐지부지했던 내 삶에 꾸준함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생각해 보니 아내와 아들의 존재가 내 삶을 바꿔 놓은 것이다. 가족은 나에게 꾸준함과 끈기를 선물해 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을 지킬 수 없고 양보를 하지 않으면 결혼 생활은 유지할 수 없다. 언제나 마음대로 선택하고 결정하던 내 삶은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다. 분명 부담이고 무거운 책임일 수 있지만 그만큼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선물 같은 아내와 아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준다.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기쁨을 경험하게 해주고 슬픔과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그에 걸맞은 무한한 책임감까지. 더 나은 나를 만들어 준 아내와 아들이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