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도 이제 하루 남았다. 이렇게 일주일간 아들을 돌보지 않고 온전히 방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마지막 일 거란 생각이 든다. 예전 확진자와 접촉해서 2주간 격리가 됐을 때는, 간호사 멘토로의 역할을 수행하며 결과물이 있었지만 이번 일주일간의 격리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 단편소설이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생각보다 재미가 없고 몇 년간 쓰지 않던 소설을 쓰려다 보니 기존에 내가 브런치와 블로그에 쓰던 느낌으로 쓴 것이다. 발전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나만의 개성이 생겼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나쁜 습관이 들은 것은 확실하다. 격리를 할 때마다 무언가를 성취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담을 덜고 휴식을 취했다.
무엇보다 일을 가지 않아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체력 소모가 없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고 낮잠도 실컷 잤다. 평소에 5일간 일을 하고 주말을 보내면, 주말엔 낮잠을 길게 자곤 했다. 그만큼 평일의 업무량은 몸에 부담이 갈 정도였다. 쉬엄쉬엄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일을 해도 될 텐데, 주어진 시간 내에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한다는 마인드가 문제였다. 스스로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다. 같이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도 내가 검사하는 (일을 쳐내는) 속도와 분담에서도 불만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쉬지 않고 일을 하니 연차가 낮은 선생님들은 덩달아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했고 연차가 높은 선생님들도 오히려 내 눈치를 보며 일을 하기도 했다. 선생님들은 일을 빨리빨리 하는 나를 편애하고 있으며 내방을 다른 방보다 일찍 마쳐주며 편의를 봐줄 때가 많았다. 내가 일을 빨리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환자를 위함이기도 하지만 철저히 정시 퇴근을 위해서였다. 일이 끝나고 나서 뒷정리를 할 때도 이러한 업무 분담을 하지 않고 느긋하게 뒷정리를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답답하긴 하다. 같은 시간 동안에 결과물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기에,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우리는 누가 일을 열심히 하고 잘 하는지 알고 있다.
이건 장점이라기보단 미안함에 가까운 일이다. 일주일간 아내 혼자서 시우를 돌봐야 했고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다. 내가 나와서 도와주고 싶었지만, 코로나 확진자인 내가 집안에 있는 것도 불편해했었다. 자가 키트가 이틀 연속으로 음성이 나오고 나서 한 번씩 사소한 일들을 도와줬었지만 퇴근 후에 시우를 돌보고 집안일을 해왔던 내 빈자리를 아내 혼자서 채워야 했다. 그리고 아내는 다이어트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아내의 심기는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시우랑 놀아 주지 못한 점이 참 아쉽고 미안하다. 화장실에 가는 나를 보자마자 재빠르게 기어 오고 나를 향해 팔을 쭉 벌릴 때면 눈물이 날 뻔했다. 오늘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은 다음에 시우를 잠시 안았는데, 시우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 표정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만큼 시우에게는 엄마도 중요하지만 아빠의 손길도 필요했다. 시우가 웃는 모습을 사진으로만 보다가 거실을 아주 그냥 난장판을 만들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육아 전선에 복귀했을 때가 걱정되기도 한다. 토리의 사료통을 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서 거실 바닥에 한가득 쏟고, 그것을 주어먹는 장면을 보자마자 손가락을 넣어 입안에서 빼낸 적도 있었다. 이제는 시우는 1초도 눈을 떼선 안되는 마의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휴식을 취하면서 부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이건, 확신이 들면 이야기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