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면 자주 보이지만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들이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날 여기까지 데려왔다]
[오늘도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끌었다]
알고리즘은 내가 본 영상과 유사한 영상을 추천해 주는 방법과, 나와 같은 영상을 본 사람이 봤었던 영상을 추천해 주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내가 선호하는 영상을 보게 되니 자동 재생을 해놓고 틀어놓게 되면 불편함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기존 매스미디어는 정보의 일 방향과 균형 있는 편향된 가치관의 전달이 있었던 반면에, 유튜브는 그러한 일 방향의 정보 편향을 바꿨다. 정보의 대중화와 개인을 미디어 매체로 만든 것은 혁명이기도 하다.
그런데 알고리즘이라는 녀석이 기존의 매스미디어의 일 방향 정보 전달과 같은 방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은 분명 내가 원하는 영상들과 비슷한 방향을 선사하지만 유튜브가 하고 있는 것은 매스미디어의 일 방향 정보 전달과 다를 바가 없어졌다. 기업은 광고와 유료 영상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소비자가 머무는 절대시간과 수익은 같은 뜻이다. 기업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영상들을 순위에 올리고 노출시킨다. 점점 자극적이며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거짓 뉴스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맞춤 동영상은 내가 정말 검색하고 봤었던 유튜버들의 영상들로 채워져 있다. 맞춤 동영상 하나만 누르면 자동 재생으로 지겹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알고리즘이 내가 원하는 영상을 알아서 잘 틀어주지만 정말 내가 보고 싶었던 영상들인가? 재밌고 흥미가 있는 영상들이지만, 이 영상의 시청이 정말로 내가 보려고 했던 걸까? 내가 봤던 영상을 기준으로 비슷한 영상을 찾아서 올린다는 것은, 어느 정도 기준이 있겠지만 방향성을 띠게 된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유튜브가 방향성을 띠고 영상을 올린다면 그대로 소비할 수밖에 없다. 자동 재생에 내 선택권은 없다. 다음 영상으로 넘긴다는 것은 영상을 거부한다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가 나열해 놓은 다음 영상의 소비한다는 뜻이다.
기업이 수익을 위해 기업 친화적인 영상과 이슈를 조장하는 영상을 인기 동영상으로 보내게 된다면? 특정 정치색이 완연한 영상들이 수시로 눈에 들어온다면? 누가 봐도 사실이 아닌 자극적인 영상들로 순위들이 채워지게 된다면?
유튜버 유저들의 자정작용으로 영상들이 걸러진다고 하지만 특정 세력이 영상 띄우기와 조회 수를 올린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정치 영상만 하더라도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영상이 대부분이다. 반대편의 영상은 1/10 수준이고 인기 순위 영상에서 보이지 않는다. 특정 정당의 지지자들이 유튜브를 더 많이 이용해서 그런 걸까? 시청자가 많아서 인기 동영상으로 오르는 것이 사실인가? 다른 영상들의 조회 수나 실시간 참여자 수는 그 배 이상이어도 인기 동영상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인 이슈의 영상들이 꾸준히 순위에 보이지만 특정 정당을 대변하는 영상이 태반인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치적인 판단을 하기 전, 정보의 습득과 학습이 필요한 10대의 경우 인기 동영상을 통해 정치적인 색깔을 갖기 쉽다. 그 영상이 사실인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영상에 접근시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을 테니까. 티브이나 신문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정치적인 관점과 가치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정치 성향은 부모님께 물려받기도 하지만 교육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선택한다. 가치관의 정립은 그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했을 때만이 공정하고 유효할 것이다. 한쪽으로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정보량과 수준에서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유튜브의 정보 편향성을 보며 과거 매스미디어의 통제된 방향성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