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기쁨

by 돌돌이

인간은 익숙해지면 흥미를 잃고 다른 즐거움을 찾는다. 과거에 비해 근로시간도 줄고 근무 환경도 좋아졌기 때문에 퇴근 후에 취미생활과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나 또한 새로운 도전에 목이 말라 있었기에 갈증을 해소할 무언가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궁극적인 욕구이다. 그 자아실현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 바로 창조이다.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그 기쁨.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는 자신이 도자기를 빚으며 손가락을 잘랐던 일을 회고하며 이야기한다. 흙덩이가 물레 위에서 돌면 그릇, 항아리, 접시, 등잔, 악마까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기에 이것이 인간이고 자유라고 부르짖었다. 그 자유로운 창조 행위를 방해하는 집게손가락을 스스로 자르며 자유를 갈망한 조르바는 욕구와 자아실현에 가장 가까이 간 사람일 터다. 즉, 자유의 끝엔 창조가 맞닿아있다. 글을 쓰는 지금의 행위도 나에겐 창조의 한 일과이다.

요즘은 수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한 개인 방송을 하고 있다.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하여 올리는 행위를 통해 경제적인 수익을 얻는 사람들도 있다.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에 유튜버가 상위에 등장했을 정도니 그 위엄이 어마어마하다. 흔히 유튜브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제작자는 스스로 편집을 겸하기도 하고 여러 명이 협심해서 콘텐츠를 생산한다.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크리에이터가 많고 티브이에서도 연예인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 그런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 내가 생각한 여러 가지 도전 중 하나이다. 유튜브에 내 계정을 만들어 생각하는 바를 옮기는 것이다. 물론 많은 준비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유튜버들 사이에서 내가 빛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는 생각만으로 두근거린다.

우선 내가 전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바가 무엇일까? 첫째,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쓴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조르바의 광팬이고 전도사로 생활한지 10년이 넘었고, 골수 팬이라 자칭할 정도로 조르바에 푹 빠져있다. 덕분에 내 첫 번째 책이 나왔고, 조르바의 생각과 행동을 현실에 적응해 보자 하는 의미로 쓴 팬레터 같은 소설이었다. 하지만 조르바를 통한 영상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은 재미와 흥미 부분에서 부족할 것 같아서 제외했다.

둘째, 간호사라는 직업적인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같이 일하고 있는 친한 교수와 동료 간호사와 같이 영상을 만들어보았다. 조회 수가 1000이 넘는 영상도 생겼지만 대부분 농담과 장난으로 하는 내용이 많았다. 아무 말 대잔치라는 제목에서도 보듯이 못다 한 잡담을 푸는데 주력을 했었고 첫 도전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ERCP에 들어가고 코로나로 인해 촬영을 안 하고 있지만 이 콘텐츠는 조만간 다시 할 것이다.

셋째, 내가 생각했던 엉뚱한 것들에 대한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입 밖에 내기도 민망한 콘텐츠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를 하는지 상상하고 상황극을 해보는 것이다. 아무도 같이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혼자서 콘티를 짜고 연기를 하고 촬영과 편집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흥미를 가지고 도전하고 싶은 이유는 온전히 내 머릿속에서 나온 창조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만족도가 높은 직업군엔 사진작가, 소설가, 작사가, 작곡가 등 창조와 관련된 직업이 상위에 있었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해서 그 직업군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 아니다. 창조라는 기쁨을 알고 가장 자유롭게 삶을 살수 있기 때문이다. 내 손으로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조르바가 말한 대로 인간이자 자유로운 삶을 사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 위해 나는 다시 신발 끈을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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