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스크래치가 나면서 긁히는 고음도 좋고 그만의 톤도 좋다. 여러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만 보컬리스트 이승기가 묻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현재 이승기의 안정되어 있는 음색과 발성은 듣기도 편하지만 개인적으로 1집에 담겨 있는 이승기의 목소리가 더 좋다. 풋풋하면서도 정돈되지 않았지만 호소력 짙은 그 목소리가 좋아서 1집의 앨범 속 노래를 자주 듣곤 했다. 싸이가 작사 작곡한 삭제라는 곡은 이승기의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이승기의 1집 프로듀싱을 싸이가 했고 그에겐 좋은 노래들이 많지만 지금까지도 이렇게 사랑을 받고 불리는 노래는 흔치 않다.
헤어진 다음날 니 목소리 없이
아침에 혼자 눈을 뜨게 된거야
실감이 안나 전화기를 켜보니
니 사진은, 우리 둘 사진은
그대로 있는데 여기있는데
어떻게 벌써 보고 싶은데
이젠 지워야겠지 모두 지워야 겠지
웃는 너의 사진을 행복한 우리 사진을
-> 헤어진 다음날의 상황이다. 둘이 아닌 혼자서 눈을 뜨는 아침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진들은 여전히 있는데 너는 없다. 벌써 보고 싶은데 사진을 지워야 한다. 헤어졌고 너는 내 곁에 없으니까. 웃으며 행복해하는 사진들을 지우는 것은 더욱 마음이 아프다. 사실 남자들은 이별을 하고 나서 다음날이나 한동안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서 그 빈자리를 느끼기 시작한다. 나를 보며 웃음 짓던 모습, 알게 모르게 나를 챙겨 주던 모습과 뒤늦게 느껴지는 헌신 등... 그녀를 그리워하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선 그녀는 나에 대한 마음을 정리를 했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다.
한장씩 너를 지울때 마다 가슴이 아려와
너의 사진이 점점 흐려져
사진 속 너를 불러도 보고,너를 만져도 보고
너무 잔인한 일이야 너를 지우는 일..
그대로 있는데 웃고 있는데
사진 속 니가 웃고 있는데
이땐 행복했나봐 이땐 몰랐었나봐
우린 좋았었는데 우린 좋았을텐데..
-> 한 장씩 너를 지운다. 가슴이 아려온다. 사진이 사라질 때마다 눈물이 앞을 가려 흐려진다. 사진 속 너를 보며 부르고 만져봐도 너는 없다. 너를 나에게서 지우는 일은 잔인한 일이다. 사진 속에선 한결같이 날 보며 웃어주던 너인데, 나는 그걸 몰랐었어. 이렇게나 행복하고 좋았었는데...
한장씩 너를 지울때 마다 가슴이 아려와
너의 사진이 점점 흐려져
사진 속 너를 불러도 보고,너를 만져도 보고
너무 잔인한 일이야..너를 지우는 일..
이젠 눈 감고 널 지워
어차피 우린 아닌거잖아
이젠 눈 감고 널 지워
마지막 사진 한장뿐
마지막 너의 얼굴이 보여 너무 아름다워요
이제 다시는 볼수 없음에
한번더 너를 불러도 보고, 너를 만져도 보고
너무 잔인한 일이지만은
널 지웠어...
설명이 필요 없는 가사다. 이렇게 애틋하고 솔직하게 곡을 쓴 싸이의 대단함에 감탄할 뿐이다. 내가 20살 때 이승기의 1집이 나왔었다. 이 노래를 노래방에서 열심히 불렀다. 앨범에 담긴 이승기의 목소리는 그대로이고 그 당시의 추억도 그대로다. 나만 이렇게 나이를 먹어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