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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국 Apr 26. 2020

스마트폰으로 별 담기


 갤럭시 s20+를 구매하고 한 달째 잘 이용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인터넷 서핑, 웹툰 정도가 스마트폰 사용의 전부이기 때문에 새 폰이라고 해서 이전과 다른 것은 없다. 알람, 카메라, 다이어리 등 기본적인 사용을 하긴 하지만 어플이나 스마트한 사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알차고 돈값 하는 핸드폰 사용을 위해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 첫 번째, 사진 찍기다. 폰을 바꾸기 전에도 사진은 꾸준히 찍었지만 폰의 기능과 수준에 맞는 사진을 찍기로 마음먹었다. 조리개니, 셔터 스피드니 하는 것은 나에겐 꿈같은 일이었다. 이렇게도 새로운 문물과 정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고 두려워했었다니. 예전에 부모님이 컴퓨터를 마냥 무서워하며 손도 대지 않으려던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은 다를 게 없었다. 기본적으로 폰 카메라를 사용하고 야간 모드라는 새로운 모드를 적용해서 찍어 보았다. 스노우, B612, Ulike 같은 포토샵 어플로 셀카를 찍은 적은 있지만 풍경을 담은 적은 없었기에 새로운 기능(야간 촬영)을 적용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구평동 사진 갤럭시S20+ 1/12s ISO1000


구평동 사진 갤럭시S20+ 1/13s ISO1250


 거의 동일한 위치에서 같은 시간에 찍은 구평동 사진이다. 솔직히 어떤 사진이 야간 모드 사진인지 모르겠다. 눈으로 보기엔 위에 사진이 더 선명하고 아래 사진보다 빛 번짐이 덜 하기에 야간 촬영 기능인 걸로 생각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야간 촬영 기능이 크게 사진의 수준을 좌우하지 않는다. 새로운 기능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사용도 했지만 정작 차이를 알지 못하다니.


합천 밤하늘 갤럭시S20+ F1.8, 1/4s, iso 2000


합천 밤하늘 1 갤럭시S20+ 더 보기-프로-수동 조정 30s, ISO 50


합천 밤하늘 2 갤럭시S20+ 더 보기-프로-수동 조정 30s, ISO 50


 야간 모드 사진을 뒤로하고 이번엔 새롭게 별 찍기에 도전했다. 합천의 글램핑장은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진 않았지만 부산보다 별 보기도 좋았고 운치도 있었다. 열심히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어두운 밤 하늘을 찍을 때 해야 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우선 기본 사진 어플에서 '더 보기'를 들어간다. '프로'로 촬영 모드를 바꾸고 ISO를 최소로 낮췄다. 그다음 칸에 있는 셔터 스피드는 제일 높여서 30s로 했다. 빛의 감도, 노이즈 증가, 셔터스피드의 알맞음 따위는 나에겐 저세상 이야기였다. 달빛 하나 없는 합천 밤하늘의 사진 차이는 이렇게 컸다. 기본으로 찍었을 경우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별이 3개였다. 하지만 프로모드에서 수동 조정을 한 후 사진을 찍었을 경우엔 확실히 더 잘 보였다. 맨눈보다 더 많은 별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 같았다. ISO 감도를 높여서 찍으니 하얗게 빛 번짐이 심한 사진이 나왔고 그 자리에서 삭제해 버렸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손에 쥐고 나니 새벽 1시가 넘어 있었다. 평상에 쪼그려 앉아서 블루투스 리모컨을 누르며 사진 한 장당 30초의 촬영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봄바람의 따스함은 해가 있을 때까지만이다. 밤바람은 차갑고 냉정했고 슬리퍼를 삐져나온 발가락은 하얗게 질렸다. 빛이 없으니 사진의 용량은 300kb 남짓이었고 핸드폰의 액정 화면으로 보다가 컴퓨터에서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선명함이 줄었다. 핸드폰 카메라가 dslr이나 기존의 디지털카메라의 수준과 기능을 따라잡긴 어렵지만 제법 가까이 다가왔다고 느낀다. 살면서 처음 밤하늘의 별을 카메라로 담았다는 사실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했고 성공했다는 기쁨이었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는 것,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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