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출판사에서 내 책을 거절했다.

by 돌돌이

100개가 넘는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다. 조르바라는 소설 속 인물이 나오지만, 책의 내용은 병원의 권력에 관한 내용이니 뜬금없긴 하다. 조르바와 꿈에서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하는 내용을 빼 버리면 주인공이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개연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뺄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나서 인생이 바뀐 이는 소설 속 주인공도 있지만, 이 글을 쓰는 나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고전의 영역으로 들어간 소설 속 주인공인 조르바가 나오면서 자기 계발서와 드라마의 중간쯤인 소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애초에 이 책은 드라마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개인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극적인 내용 전개는 없다. 직접적인 권력의 대상이 나타나고 사건이 생기는 것은 2부나 3부쯤이다. 변화한 주인공과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보고 주인공은 새롭게 깨닫게 된다. 그것이 옳고 그른지는 중요치 않다. 대상을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도 크기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보지 않고 모른 채 눈을 가려버리면 대상이 나를 짓누를 것이다. 진실이라는 이름일 수도 있고 권력이라는 이름일 수도 있으며 눈치나 체면 등 여러 모습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자신의 위치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을 기만한 채 살아갈 수도 있지만 주인공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끊임없이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소설은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보기엔 매력이 없나 보다. 어떤 출판사는 내가 350권을 판매가의 65% 가격으로 구매를 하면 출판을 해주겠다고 답변이 왔다. 처음 주어지는 50권에다가 내가 산 350권까지 400권의 책이 나에게 오는 것이다. 재고라고 하긴 애매하지만 계산해 보면 내 돈을 주고 자가 출판을 하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것은 이걸 뜻하는 것이다. 그 출판사가 출판한 서적들을 검색도 해보고 하고 있는 마케팅도 알아봤지만, 오히려 지금 쓰는 블로그나 브런치에 내가 쓰는 것이 홍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점점 개인 출판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내가 사비를 들여서 출판을 한다고 하니 아내는 해보자고 한다. 출판사의 사장은 아내가 될 것이고 표지 디자인이나 책의 교정이나 배열 등을 알아보고 들어갈 비용부터 계산해 봐야겠다. 책이 출간되고 서점에 전시된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다. 그게 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생일선물로 줄 수 있을 테니까.



P.S


블로그와 브런치에 쓰는 글 중에서 아내와 아들에 대한 글을 묶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성은 가장 높아 보인다. 조회수와 댓글도 많았고 호응도 좋았기 때문이다. 모두의 결혼과 육아는 만인의 관심사이고 공통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먹힐(?) 여지가 있어 보인다. 누구나 아빠와 엄마는 처음일 테고 결혼과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엄마, 아빠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년 전의 글쓰기와 지금의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