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누굴 닮았을까?

by 돌돌이

아들은 누굴 닮았을까? 처음에 태어났을 땐 아내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아내의 백일 사진과 돌사진을 비교해 보니 아들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리고 한 번씩 웃는 모습을 보면 장인어른이 떠오르기도 할 정도로 판박이다. 그런데 시우가 태어난 지 1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선 나를 더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장난기 어린 모습과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나를 닮은 것 같다. 웃는 모습을 보면 다들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많이 닮았단다. 점점 시우가 커가면서 내 어릴 적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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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의 재롱을 보거나 혼자서 노는 모습을 보면 시간이 잘 간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갑자기 노랫소리에 춤을 추기도 하고, 신나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나도 어렸을 때는 뛰어다니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춰가며 엄마 아빠를 불렀겠지? 아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5살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렇게 매 순간 신나게 뛰어다니고, 풀을 만지고, 강아지를 보고 멍멍 거리고 했겠지? 어머니와 아버지는 일을 하느라 바쁘셨지만, 지금의 나처럼 아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안아 주셨을 거다. 시우는 매번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며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고열로 몸이 아프고 지치더라도, 핑크퐁 노래가 나오면 무거운 다리를 몸소 이끌고 춤을 추려 한다.


주말에는 시우가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을 가거나, 키즈카페를 가서 시우를 놀리곤 한다. 놀이터와 공터에 가서 같이 뛰어놀고 싶지만 열도 나고 목감기로 힘들어하고 있으니 나갈 수가 없다. 실내도 사람이 많은 곳은 갈 수가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마냥 집안에만 머물러 있다. 우리도 답답하지만, 본인은 얼마나 답답할까? 아들은 현관에 있는 자기 차에 올라타고 빠빠 거리며 나가자고 난리다. 외향적인 엄마의 성격과 내향적인 내 성격이 합쳐져선지 안과 밖에서 아들은 쉬지 않고 노는 것이다. 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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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을 나가지 못하니 시우는 지겨운 눈치다. 그렇다고 계속 유튜브 영상을 보여줄 수도 없고 가지고 있는 장난감과 책으로 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시우는 장난감이 아니라 뛰어놀 공간이 필요 한 것이다. 열도 내리고 컨디션도 호전되어 나가려고 해도, 비가 오니 밖을 나갈 수가 없었다. 시우의 입장에선 답답하니 몸소 자신의 지루함을 표현한다. 시우의 독특한 성향은 나를 닮았단다. 독특함의 기준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아내는 시우가 나를 따라서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나 놀랍단다. 그리고 시우가 말을 안 들으면 나에게 뭐라 한다. 왜 나를 혼내냐고 따져 물으니 이렇게 답한다.


"여기서 말 통하는 사람은 오빠뿐인데, 당연히 오빠가 혼나야지."


맞는 말이라 부정할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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