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함께 걷고 있다.

by 돌돌이

아내의 목이 아프다. 코로나는 3일 연속 음성으로 나왔지만 아들처럼 목감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감기약을 먹고 나면 조금 낫는데, 시우가 아프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입에 혓바늘도 돋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야 하는데, 계속해서 피곤함이 누적되니 혓바늘이 오랫동안 아내를 괴롭히고 있다. 누군가를 간호하고 아픈 가족을 위해 간병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공감할 것이다. 주말 이틀과 연차를 쓰고 아들을 돌보는 것이 전부지만, 아내는 하루 종일 아들을 보고 있다. 아내의 시간을 담보로 나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가 출근을 하고, 일을 해서 그 품삯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다. 하지만 육아는 또 다른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무엇이 더 힘들고 지치는지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 가정이라는 테두리에 새로운 가족이 탄생했는데 쉬울 리 없었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서 싸운 횟수보다, 시우가 태어나서 싸운 횟수가 더 많다. 그만큼 우리는 시우가 태어나면서 모든 영역에서 다퉜다. 싸운다고 해서 크게 해결된 것은 없다. 그냥 그 순간의 감정을 풀기 위해 화풀이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아내는 화병으로 쓰러졌을 수도 있다. 그전에는 서로 양보를 하고 사랑이라는 감정 아래 티를 내지 않았었지만, 시우가 태어나면서 이러한 인내심은 사라진 것이다.


설거지를 하는 것에서부터 분리수거 정리, 시우가 티비를 보는 시간까지 우리는 끝없는 의견 차이로 다툰다. 대부분 아내의 의견을 따르지만, 내 안에 있는 반골 기질은 아내의 주장을 족족 반박하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감정적인 싸움이 시작되면 막말도 오가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싸워도 누군가는 시우의 기저귀를 갈아야 하고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설거지는 해야 한다. 시우가 낮잠을 자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아내가 집안일을 할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집을 가지 않고, 집에서만 있으니 사람이 누울 공간도 없어진다.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한 기저귀와 수건, 쓰레기와 장난감은 집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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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힘들어하고 지침을 표현하면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나도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도 많았다. 당사자가 힘들다고 하는데, 안아 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내가 힘들다고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선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말도 안 통하는 아기랑 하루 내내 시간을 보내다가 퇴근 후에 오는 남편은 유일한 말동무이자 희망일 것이다. 그런데 반나절을 집 밖에서 보낸 남편은, 본인도 힘드니 쉬고 싶다며 그냥 드러눕는다. 생각해 보니 아내의 분노 게이지가 올라갈 만도 했다. 하지만 힘든 것은 힘들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 날은 눕자마자 잠이 들어 버릴 정도니까.


이러한 상황에서 시우의 재롱과 웃음은 힘이 된다. 우리 모두가 육아와 일에 지쳐 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시우의 밝은 모습이다. 울면서 보채고 꼬장도 피우지만, 그러한 모습도 사랑스럽다. 내가 일을 하고 아내가 희생해서 가족을 지키는 이유는 시우가 있어서다. 우리가 누리던 여유로운 일상과 취미 생활은 사라졌지만, 그에 걸맞은 행복을 얻었다. 시우가 없었다면 내 품에 안겨서 잠든 아들의 따스함은 평생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 아빠의 두 손을 잡고 나아가는 시우. 우리 가족은 함께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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