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안방에서 혼자 잔다. 아내가 재우는데, 아들이 잠들고 나서야 우리 부부의 자유시간은 시작된다. 야식을 시켜 먹기도 하고 드라마를 같이 보면서 대화도 나눈다. 물론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이야기를 할 순 없고, 컴퓨터 방에서 서로의 컴퓨터를 켜고 시간을 보낸다. 우리 부부는 거실에서 함께 잔다. 시우가 깨면 일어난 사람이 먼저 가서 토닥이는데 아들은 대부분 금방 잠이 든다. 아빠나 엄마를 찾다가 스스로 잠들기도 하고 안아주면 바로 잠드는 편이다. 오늘도 새벽 3시에 아들이 잠을 뒤척이며 아빠를 찾았다. 아들이 우는소리를 못 듣고 잘 때도 있었다. ERCP 시술도 많고 아이키도 수련도 하고 온 날엔 그냥 곯아떨어지고 아침을 맞이한다.
그런데 우는소리에도 반응을 하지만, 아빠를 찾는 소리를 들으면 그냥 눈이 번쩍 떠진다. 군대에서 전 근무자가 내 이름을 살짝 호명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떠지는 것처럼. 나를 찾는 아들을 달래러 방안에 들어간다. 잠에서 살짝 깨어 앉아 있는 아들을 꼭 안아 준다. 아들은 나를 더 꼭 안아 준다. 새벽 3시에 아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는 감동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아빠라고 몇 번씩 부른 뒤에 잠든 아들을 보면 피곤하고 졸려도 힘이 난다.
아들을 재우고 나서 바로 잠드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같이 몸은 피곤한데 잠이 깨버리는 경우도 있다. 몸도 피곤하고 잠을 자고 싶지만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이다. 아들이 두어 번씩 새벽에 깨는 경우엔 더욱 잠들기가 쉽지 않다. 아내는 내가 잠을 깨고 나서 밤새 뒤척이는 것을 보고 나서, 시우가 밤에 깨면 안방에 들어가 시우랑 함께 잠을 잔다. 나보다 더 예민하고 작은 소리에도 잠을 깨는 아내는 나를 위해서 기꺼이 불편을 감수한다. 나름 육아를 도와주고 함께 한다고 하지만 아내는 나를 위해서 더 큰 희생을 하고 있었다.
온전히 나라는 존재를 믿고 의지하는 아들과 아내를 위해서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하루에도 열 번은 넘게 아빠를 외치는 아들과, 그런 나를 위해 묵묵히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수행 중인 그녀를 위해서 두 주먹을 꼭 쥔다. 물론 아내가 나에게 푸념도 하고 잔소리를 쏟아내는 날엔 화도 나고 답답해진다. 그럴 때면 나를 위해 새벽에 아들을 재우러 들어가는 아내의 모습을 생각하련다. 나라는 사람이 편히 잘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해 주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을 아내로 그리고 우리 아들의 엄마로 맞이했다는 그 사실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