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느끼는 기쁨은 나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by 돌돌이

아내는 처제에게 일러스트용 태블릿을 선물받았다. 전문가용도 아니도 취미용으로 그림을 그리기 알맞은 제품이었다. 그리고 클래스 101의 2주 무료 강의를 들으면서 캐릭터들을 하나씩 그리기 시작했다. 아내의 열정을 보고 1년 강의권을 결재해 아내의 학습과 작업(?)에 힘을 실어 주었다. 아내는 아들을 재운 뒤, 캐릭터를 만들고 수정하는데 몰두했다. 캐릭터를 완성하고 나서 그 캐릭터가 새겨진 제품들을 만들 수 있는 사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메모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 사이트를 일일이 검색하고 꽤 오랜 시간을 변경하고 수정했다. 덕분에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일을 해결해 나가는 아내를 보니 자랑스럽다. 기존의 판매 물품들보다 부족할 순 있어도 정성이 들어간 제품은 내가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해 보였다.


KakaoTalk_20221202_210213584.png?type=w1 아내가 제작한 캐릭터


떡 메모지와 엽서, 모눈 떡 메모지 등 자신의 캐릭터를 입힌 제품들을 네이버 스토어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매 사이트에서 펜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올리기도 했다. 아내가 직접 제작한 제품들이 판매가 되고 안되고는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물론 아내의 노력에 걸맞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었다. 아내는 무언가를 만드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었다. 모방이 그 시작이겠지만, 자신이 만든 캐릭터로 온라인상에 스토어를 만들고 올리기 시작하면서 육아만 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활기가 느껴졌다. 아내는 틈이 날 때마다, 제품 사진을 찍고 문구를 설정하고 가격과 할인 폭도 기재하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나는 아내가 올린 네이버 스토어 제품의 첫 번째 구매자가 되었다. 구매가 완료되고 나서 아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울컥한다. 이 제품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가 느끼는 기쁨은 나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온 것이다.


KakaoTalk_20221202_213216615.jpg?type=w1 스마트 스토어의 사진


유치원을 관두고 육아에 전념하면서 매너리즘과 우울한 감정을 느끼던 아내에게, 새로운 일이 생겨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창조의 기쁨과 고뇌를 느끼는 아내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낀다. 지금도 아내 옆에서 폰과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다. 모니터에 화면을 보면서 선 하나하나를 손수 수작업으로 수정하고 있는 아내는 내가 건네는 말을 못 들을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 내가 글을 쓸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며 핀잔을 주던 그녀는 온데간데없다. 내 이야기에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며 열정을 쏟아내는 그녀를 응원한다. 남들이 보기엔 단순한 캐릭터이고 그림일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써 내려가는 한 사람의 입장에선, 그녀가 만든 이러한 작품들을 아끼는 마음을 십분 공감할 수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내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가끔씩 자극도 주고 사소한 도움도 주는 것이겠지?


P.S


조만간 아내가 만든 제품들과 스마트 스토어를 시원하게 홍보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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