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내가 직장에 시간을 뺏겨선 안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들과 아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 위해서다. 시우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아빠를 찾으며 안방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다. 내가 문을 열어 주면 아빠 하며 나에게 안겨 오는데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러운지.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엔 그것이 가능하지만, 평일엔 출근 때문에 아들을 보지 못한다. 시우가 나를 평소 보다 더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괜스레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려 온다.
개인의 성공과 삶의 윤택함을 위해서라도 경제적인 독립을 하고 싶었다. 지금은 그 방향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가족이 생기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나 자신과 가족이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내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여가와 여유도 포함되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과 시간을 누리기 위함이다.
How를 생각하기보단, Why와 What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어떻게라는 방법론에 빠지게 되면 내가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도 이룰 수가 없다. 필요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던가? 내가 필요로 하는 첫 번째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우리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내가 왜? 변해야 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만이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삶이 더 좋아지거나 나빠지진 않는다. 대신 그대로 이 삶을 유지하고 연명해 나갈 뿐이다. 아내와 아들에게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변화를 꾀해야 한다. 알을 깨부술 정도의 도전과 변화, 세상과 투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거창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변화부터 줄 생각이다. 핸드폰 사용시간을 줄이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와 독서를 위해 내가 가진 의지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눈앞에 책을 군데군데 두고, 과자를 치울 생각이다. 나는 의지력이 아주 바닥인 놈이기에, 눈앞의 유혹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몰두와 의지력의 중요성은 알지만, 내 안에 내재한 에너지의 깊이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의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재밌어야 한다. 비록 가족과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이것을 달성하기까지의 여정이 가시밭길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변화와 도전은 지금의 삶보다 더 큰 설렘을 줄 수 있다. 하나씩 해나가면서 새로이 가지가 뻗어 갈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사소한 부탁도, 주어진 내 업무도 그냥 허투루 지나치지 않도록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세상을 대할 것이다. 두 눈 크게 뜨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받아들이고 내가품은 가능성의 씨앗을 싹 틔우는 것. 그것이 2023년의 내가 해야 할 일이자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