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야옹이 자랑
우리 집 고양이 토리에게 간식을 주는 사람은 나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토리는 내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문 앞에서 나를 맞이하고 머리를 부딪치며 애교를 부린다. 츄르를 줄사람이자 간식을 챙겨주는 사람이 오니 얼마나 반가울까? 물을 채워주고 화장실 모래를 비우고 토리가 좋아하는 자동 장난감을 틀어 준다. 석 달마다 토리의 털을 깎으러 가는 것까지. 시우가 태어나고 아내가 로또를 임신하고 나서부터 토리의 양육담당이 나로 정해진 것이다.
토리의 행동 패턴은 일정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특별히 가르친 적은 없다. 고양이의 습성상 내가 가르친다고 되는 건 거의 없다. 스스로 잘 컸고 탈선(?) 하지 않고 우리 곁에서 함께하고 있음에 감사하다. 변을 보고 나면 우다다를 하고 간식을 달라고 간식 보관함 앞에 앉아서 시위를 하는 것까지. 토리는 나이가 들어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토리에게 특별히 해주는 것은 없다. 그만큼 토리에게 조금은 무관심하게 대하고 있었지만 토리는 한결같다.
시우를 재우고 안방에 혼자 누워 있으면 조심스럽게 내 곁으로 다가온다. 토리는 내가 우울할 때나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 때에 더 가까이 다가온다. 나를 이해한다는 듯이 머리를 들이밀고 자신의 몸을 비비며 체취를 묻힌다. 기절하듯이 잠에 빠져들고 알람소리에 눈을 뜨면 토리가 체온을 맞대고 곤히 자고 있다. 내가 쓰다듬으면 골골골 소리를 내면서 내 손길을 느낀다. 하얀 앞발을 내밀고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토리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루를 시작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토리야, 고마워.
P.S - 보일러를 켜면 집이 따뜻해선지 내곁이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서 잡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