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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비드 Nov 01. 2023

혼잣말 - 김장훈

추억이 소중한 이유는 흐름속에 머물러 있으니까

김장훈의 노래를 좋아한다. 밈이 돼버린 숲튽훈이 아니라 음원에 담긴 목소리로 라이브 하던 김장훈이 좋다. 독특하지만 호소력 있는 저음에다가 약간은 막힌 것 같은 고음을 가진 그가 좋다. 숲튽훈으로 다시 조명되는 것도, 예전의 김장훈의 컨디션을 되찾아 가는 것까지도. 팬의 입장에선 그가 재조명되어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장난처럼 희화화되는 것 같아서 썩 달갑지 않다. 그의 노래 중엔 좋은 곡들이 많다. 여러 번 들어도 질리지 않고 또 찾게 되는 그런 노래들 말이다. 혼잣말, 슬픈 선물, 나와 같다면, 세상이 속일지라도 등. 락스타일과 댄스가 가미된 신나는 노래보단 그의 발라드를 더 좋아한다.


https://brunch.co.kr/@colloky/208


 예전에 가사를 음미했던 슬픈 선물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는 고수, 이은주, 유오성이 출연한다. 남자가 봐도 멋진 고수의 풋풋한 모습과 지금은 볼 수 없는 이은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당시에는 배우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게 유행이었다. 뮤비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 좋은 노래를 듣는 즐거움도 있었다. 혼잣말의 뮤비에도 류승범이 나온다. 김장훈의 곡들은 뮤직비디오도 재밌다. 가사가 슬퍼서 몰입이 배가 되기도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 넋 놓고 보게 만들기도 한다.


혼잣말


추억이 소중한 이유

흐름 속에 머물러 있다는 것

수줍게 두손을 잡던 너와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아무리 그리워도

두번 다시 그때로 돌아갈수 없기에

조금 더 잘해주지 못하고

울리던 일들만 마음에 남아

이젠 내가 눈물이 날까

아직 내 맘속엔 하루에도

천번씩 만번씩 네가 다녀가

잊어도 잊어도 눈물이 흐를 너인데

친구도 될수 없는 너

둘이 되어 흘러가는 구름처럼

괜찮아 말하며 혼자 더 슬퍼져

죽을만큼 힘들어

혹시나 어리석은 마음에

네 편지도 사진도 버리지 못하는 나

그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전하지 못한 말 혼자 되뇌며

눈물 속에 널 보냈지만

아직 내 맘속엔 하루에도

천번씩 만번씩 네가 다녀가

잊어도 잊어도 눈물이 흐를 너인데

눈물속에 널 보냈지만

아직 내 맘속엔 하루에도

천번씩 만번씩 네가 다녀가

잊어도 잊어도 눈물이 흐를 너인데


2000년에 발매된 이 곡은 SES라는 당대의 최고 아이돌을 꺾고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었다. 시처럼 아름다운 가사는 그의 음색으로 감동이 배가 된다. 추억은 흐름 속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 라디오로 김장훈의 노래가 나오길 학수고대하던 소년은 다 큰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같은 노래를 듣는다. 듣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세상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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