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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비드 Oct 08. 2023

싸이의 예술이야, 안예은의 문어의 꿈

내 눈물을 훔치는 마법 같은 곡들

 나이가 들고 나서부터 부쩍 눈물이 많아진다. 테스토스테론의 감소 때문일까? 아들이 태어나고 점점 커가면서 그런 경험을 많이 한다. 특히 노래를 들을 때면 감정이 북받쳐 오를 때가 있다. 싸이의 ‘예술이야’라는 노래를 최근에 듣고 나서 모닝콜 배경노래로 설정해 놓았다.(덕분에 이 노래가 조금은 지겨워지고 거부감이 느껴지긴 한다.) 이 노래를 처음 듣고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가사들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이렇게 신나고 즐거운 노래 안에 이렇게 감동적인 가사라니. 댓글을 보니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기분을 느꼈단다.


지금이 우리에게는 꿈이야

너와 나 둘이서 추는 춤이야

기분은 미친 듯이 예술이야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야

죽어도 상관없는 지금이야

심장이 터질 듯이 예술이야


 싸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라는 걸 보면 그만큼의 공감과 사랑이 담긴 노래겠지. 지금, 이 기분은 예술이라는 그 말. 죽어도 상관없다는 바로 그 말. 우리가 꿈꾸는 심장이 터질듯한 벅차오름을 표현 한 이 노래. 이러니 싸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안예은의 문어의 꿈이라는 노래다. 아이들이 따라 부르고, 초등학생들이 떼창을 했던 곡이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가 좋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더 좋고 단순하지만 가사가 주는 이중성이 더 좋다. 아이들에겐 희망과 꿈을 펼칠 수 있는 문어지만 외로운 나를 표현한 바로 그 노래.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

꿈속에서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어

나는 문어 잠을 자는 문어

잠에 드는 순간 여행이 시작되는 거야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 꽃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

야 아아아 아아 야 아아아 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애애애 애애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참 우울해

단풍놀이 구경 가면 나는 노란색 문어

커피 한 잔 마셔주면 나는 진갈색 문어

주근깨의 꼬마와 놀면 나는 점박이 문어

밤하늘을 날아가면 나는

오색찬란한 문어가 되는 거

야 아아아 아아 야 아아아 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애애애 애애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야 아아아 아아 야 아아아 아아

깊은 바닷속은 너무 외로워

춥고 어둡고 차갑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 애애애 애애 야 아아아 아아

그래서 나는 매일 꿈을 꿔 이곳은 참 우울해


 외롭고 춥고 어둡고 차갑고 무섭고 우울한 이곳. 꿈속에선 무엇이든 될 수 있기에 잠에 빠져드는 나. 현실의 냉정함과 차가움을 느끼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문어가 꾸는 꿈은 눈물을 짜낸다. 처절하게 외롭고 무섭다고 외치지만 결국 꿈을 꿀 수밖에 없다. 나도 밤하늘을 날아서 오색찬란한 문어를 되길 꿈꾼다. 이렇게나 철학적인 가사를 머금은 경쾌한 노래를 선물해 준 안예은 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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