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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국 Feb 29. 2024

부산이 살아나려면

이사를 하며 생각해 본다

 

 이사를 했다. 이곳에서 5년을 살았고 내 명의로 된 첫 집이었다. 직장과 가깝고 신축 아파트라는 메리트가 있었다. 위치와 주변환경이 좋지 않아서 가격도 저렴했다. 다른 아파트나 전세를 고민했었지만 아내는 이곳을 강력하게 추천했다. 나 또한 고층의 아름다운 뷰를 가진 이곳이 좋았다. 눈앞에 아파트가 생기는 줄 알았다면 고민했겠지만 그건 알지 못했다. 신기하게 마음이 동하니 좋은 점만 보였다. 입구동보다, 더 저렴하게 나온 동일 매물들보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마음이 들었다.


내 생에 첫 집을 떠나며

 

 은행의 지분이 절반이었지만 대출 이자가 높지 않아서 구매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부산은 눈만 낮추면 좋은 아파트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으니, 사람들은 부산을 떠난다. 살기 좋지만 활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부산이 좋은 이유는 바다가 가깝고 물가가 싸다는 점이다.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쿠팡의 총알 배송이 될 정도로 소비와 교통이 편리하다. 부산사람의 5명 중 4명은 적정 수입이 주어진다면 서울보단 부산에서 살고 싶다는 설문 조사가 있었다.


10분거리의 다대포


  아쉽게도 서울에서 신규 간호사로 일할 때와 10년이 지난 지금 이곳에서 받는 월급의 차이는 크지 않다. 빅 4 병원 이어서 월급이 많았지만 부산에서 선택할 수 있는 3차 종합병원과도 차이가 많다. 3차 종합병원이니 월급차이가 이 정도지, 더 작은 병원은 월급차이가 크다.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들이 부산을 떠난다. 간호사도 이런데 다른 일자리도 마찬가지이다.  


 부산이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일자리가 많으면 된다. 애초에 산업은행의 이전여부만으로도 여러 소리가 나오는데 기존의 업체를 옮겨서 부산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옳지 않다. 대신 정부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내가 재정과 정책 방향에 권한이 있다면 부산을 시니어 특화 도시로 만들 것 같다. 실버타운, 시니어타운을 도시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노인친화 도시라는 슬로건을 걸고 전 세계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암초를 피하기 위해선 배의 방향을 돌려야 한다. 의료진, 시니어 타운 종사자,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업자들과 노동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불러들여서 부산의 인구감소를 막고 재정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P.S - 부산을 사랑하는 부산사람의 넋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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