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늙는 것은 두렵다
죽는 것은 무섭지 않다. 양초의 초가 꺼지는 것일 뿐. 하지만 늙는 것은 두렵다. 조르바는 혼자 있을 때도 기침을 삼켰다. 자신이 늙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도 감추기 위해서.
주말에 방문한 이곳은 한 집 건너 사람이 살곤 있지만 비어있는 곳이 더 많다. 잡초가 무성한 밭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 열매를 먹던 새들은 대신 벌레를 잡는다. 덕분에 벌레가 없는 밭은 흔한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고철장수도 지나가지 않는 촌집. 이곳에서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는 자식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자식들의 차가 촌집을 떠나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나이가 들면 미련이 더 남는 걸까?
주인을 잃은 농기구들은 바람을 맞고 서있다. 누구도 찾지 않지만 여전히 그곳에서 기다린다.
변하지 않을 하늘과 늙어가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