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침마다 힘을 내서 일어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
아침 7시의 일상이다. 아들은 나에게 일을 가지 말라며 운다. 짜증 낼 때도 있고 웃으며 보내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울면서 보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아들은 나에게 일을 가지 말라고 한다. 다음에 일을 가라고, 나중에 일을 가라고 할 때도 많다. 내가 있어야 놀러 가고 재밌는 걸 할 수 있으니까. 어린이집에선 친구들과 재밌게 놀지만 나랑 키즈카페를 가고 더 재밌는 공간엑서 체험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아들은 내가 있어야 평소와 다른 하루가 펼쳐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매번 내가 일어날 때마다 타이밍을 맞춰서 일어나 울 수 있는 거지? 내 폰 알람이 울리기 전에 내가 깨서 뒹굴거리거나 누워 있으면 아들은 나에게 일을 갈거냐며 묻는다. 아마도 내가 잠에서 깨면 코를 골지 않으니 아들이 깨는 거 아닐까? 코 고는 소리가 들리면 아빠가 자고 있으니까, 일을 가지 않은 것이다. 만약 코 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아빠가 일어나고 결국 씻고 출근을 할 것이기 때문에 아들은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같이 기상을 한다.
결국 아들을 달래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시우야, 아빠가 일을 해야지 시우가 맛있는 것도 먹고 아빠랑 더 재밌게 놀 수 있어. 주말에 또 아빠랑 놀러 가야지.]
아들은 울다가 그치고 이내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아빠 차 조심하고, 오토바이 조심하고, 자전거 조심하고, 킥보드 조심하고 물 미끄러운 거 안 넘어지게 조심하고 잘 다녀와.]
조심할 게 이리도 많구나. 어린이집에서 배운 멘트를 나에게 매번 해주는 고마운 시우. 이렇게 날 생각해 주다니. 이 세상에 누가 내가 출근을 한다고 울면서 가지 말라며 슬퍼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유야 어쨌든 아들은 실제로 서럽게 울면서 나의 출근을 막는다. 아들은 자신의 노력과는 별개로 내 출근을 막지 못하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자신의 의견을 내고 감정에 솔직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나랑 놀기 위함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도 고맙다. 내가 아침마다 힘을 내서 일어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 내가 이렇게나 사랑받는 사람이구나.
함께 하는 주말에는 꼭 가까운 시내나 동물원 등, 아들이 놀만한 곳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시우가 좋아했던 모래가 넓게 퍼져 있는 그곳에 한 번 더 갈 예정이다. 네가 행복하니까 나도 참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