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IC이라는 앱의 담당자에게 연락이 와서 간호사의 업무와 연계, 취업과 관련한 정보를 취합하고 적느라 며칠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실 9년 차 간호사이면 임상 경력이 짧지만도, 길지만도 않은 어중간한 연차이고 그와는 별개로 모 병원 쪽에서도 오퍼가 왔었기 때문에 이러한 새로운 제안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글을 써가면서 내가 요즘 얼마나 공부를 하지 않았었는지 뼈저리게 느낀다. 글을 쓰다가 쉴 겸 해서 네이버 블로그에 간호사들의 블로그 글들을 읽게 된 것이 화근이었다. 누가 봐도 오래된 과거의 정보와 가짜 정보들이 많았다.
내가 블로그에 쓰는 이야기들은 개인 사담과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노골적으로 속이는 정보나 잘못된 자료는 없다. 그리고 피드백이 오면 바로 수정한 적도 있고 언제나 피드백을 받을 의사도 있다. 자료를 검색하면 보통 구글에서 찾고 논문에서 대부분의 자료를 검색하고 수집한다. 자료의 근거가 있고 만약 그 자료에 대한 의문과 궁금증이 있을 경우 논문 저자에게 직접적으로 물어서 답변을 들을 수도 있다. 내가 특정 논문을 읽으면서 의문이 생겼을 경우 저자 세명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세 분 다 답변을 해주었고 한 분의 경우 자신의 논문의 취약점과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간호사들의 글들을 보면 자료 정리에서부터 설명까지 몇몇을 제외하곤 낚시성 글들이 많았다. 애초에 의료인이 아니거니와 자료 수집을 위한 사람의 경우는 제외했다. 자신이 간호사라고 밝힌 블로그의 글들을 보면서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간호사 개인의 학습을 위한 공간인지, 검색자들을 유치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시간 정도 심심풀이로 검색하면서 찾은 단어의 오타는 10개가 넘었고 내과 간호사라고 자기 스스로 칭해놓은 사람의 경우 간호 전, 중, 후 간호에 대한 설명도 형편없었다. 딱 욕먹기 좋은 수준의 준비였고 그 글의 출처나 근거조차 기재하지 않았다. 아마도 병동이나 자신의 근무처에서 인계받은 대로 정보를 취합해서 적어 놓은 것이 대부분이었을거다. 그렇지 않고선 그렇게 부족한 자료와 지식으로 당당하게 글을 쓸 수는 없으니까.
철자가 틀리거나 사용하는 용어가 잘못되면 신뢰성이 떨어진다. ERCP 간호사로 일하면서 환자 파악을 위해 PA 선생님들이 만들어 놓은 WORK SHEET를 보면 오타가 왕왕 보인다. 교수님이 보기 전에 수정을 해 놓긴 하지만, 이러한 오타가 실수인지, 애초에 잘못 알고 있던 건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대는 전문성의 결여로 생각할 테니까. 이게 그냥 단순한 사담이고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용어의 실수나 간호의 누락은 중요치 않다. 하지만 병원에서 이러한 자료를 보고 그대로 적용해서 쓴다면 어떨까?
블로그의 글들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가 알아보는 당뇨병이라는 식으로 제목을 적어 놓고 약어로는 DM(diabetes mellitus) 당뇨병이라고 한다. 이것이 내용의 끝이었다. 그리고 다른 약어는 다음에 알아본다는 류의 글들과 블로그 홍보와 부업 영상을 링크해놓은 것으로 글은 마무리되어 있었다. 나 혼자서 간호사는 전문직에 직업윤리가 반드시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그 간호사라는 사람의 글들 중 대부분은 형편없는 정보와 오타, 근거 없는 간호들로 가득했고 기껏해야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사진과는 별개로 어디서 복사해서 붙여놓았는지 모르겠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글들은 내가 10년 전에 공부했었던 성인간호학에서나 볼 법한 오랜 표현들과 오류로 점철되어 있었다. 블로그의 조회 수를 높이고 부업을 위한 글들이겠거니 하면서 넘어가야 했는데 왜 난 그것에 혼자 발끈했을까? 예전에 컨퍼런스를 하면서 자료 출처로 블로그 주소를 적어놓은 간호사를 본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잦은 오타를 찾았으며 그만큼 자료의 출처가 불분명한 것 같다고 코멘트를 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그때 그 간호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심술이 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