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첫 습관은 평생을 가는 거니까 강조하는 겁니다

by 돌돌이

신규 선생님을 트레이닝하면서 여러 가지를 느낀다. 나도 모르게 쓰는 표현들도 알게 되고 내시경 임상교수들과 하는 대화를 신규선생님이 못 알아듣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위의 구조를 공부하고 우리가 쓰는 언어에 대해 알려주었다. 내시경실에서 쓰는 표현들을 알아야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내시경 검사 결과지에 쓰여있는 단어나 약어 중에 모르는 것들을 적고 우선 단어가 무얼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꼰대인가?


나는 편하게 이야기하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배우는 사림의 입장은 그렇지 않을 거다. 내가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 본다. 차지선생님이 나에게 신규가 어떠냐고 물을 때면 나는 매번 동일하게 이야기한다.


[ooo 선생님. 너무 잘합니다. 저보다 더 잘하는 거 같은데요?]


모든 기준은 신규 때의 내 모습이다. 내가 해왔던 실수와 태도를 기준으로 신규 간호사 선생님을 이야기한다. 나처럼 막 물어보거나 실수를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신규 간호사는 없었다. 하지만 당시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보면 우리 신규 선생님들이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 나처럼 하나하나 물어보고 넉살 있는 모습은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실수를 반드시 기록하세요. 1년? 빠르면 6개월이면 적을 게 없을 겁니다. 저는 시술방에서 트레이닝할 때나 ERCP에서 3rd, 2nd, 1st 이렇게 새로운 파트를 할 때마다 오답노트처럼 실수를 적었습니다. 하다 보면 같은 실수는 하지 않거든요.]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이면서 화를 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하거나 기본이 되는 것들을 지키지 않을 땐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약물을 주입하는 실린지에 에어가 들어가면 안 됩니다. 물론 빨리 약을 준비하고 전달해 주면서 실수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에어는 실수이고 아주 미세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크게 이상도 없을뿐더러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처음일을 배울 때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Embolism의 위험보다 선생님의 첫 습관은 평생을 가는 거니까 강조하는 겁니다.]


[내시경을 닥터에게 전달할 때는 튜브 외 조작부가 연결되어 있는 곳을 잡지 않습니다. 내시경 검사가 끝날 때도 그곳은 잡지 않습니다. 내시경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시시콜콜 잔소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송수통 연결부는 검사 종료 후 반드시 그 위치에 둬야 합니다. 나중에 높이차이나 압력차로 물이 샐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독립해서 혼자서 방을 볼 때, 한 번쯤 경험합니다. 매번 하는 거지만 습관이 제일 중요합니다. 느리더라도 지금은 FM대로 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빨리 해요. 지금 공부 안 하면 나중엔 일하느라 공부할 시간 없어요.]


p.s - 잔소리가 아니라 피가 되는 조언인데, 우리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려나…






이전 05화저게 휴스턴 밸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