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령받은 직원 아무개입니다.
직장문화에 대한 인식차 극복하기
새로운 부서로 부임할 때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나만의 신고식을 한다.
사내메일로 부서직원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를 발송하는 것.
주요이력, 가족과 종교, 취미, 관심사, 잘하는 것 못하는 것 등을 300자 내외로 임팩트 있게 작성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TMI가 되지 않도록 가능하면 간단히, 하지만 친근함을 담아서 쓴다.
메일을 받은 직원들의 반응은 대개 2:2:4 정도.
이 통계는 거의 오차가 없다.
8명의 직원(부서장 포함) 중에서 1~2명은 나와 같은 형식으로 답장을 해온다.
자신의 얘기를 담아 성의껏 회신한다.
또 다른 2~3명은 이런 메일을 보내줘서 고맙고 너무 신선하다고 답한다. but 자신에 대한 소개는 없다.
나머지 3~4명은 읽기만 하고 회신은 없다.
답장을 기대하고 보낸 메일은 아니지만
처음엔, 답장이 오지않는 것도 좀 이상했다.
오래 전 이런 시도를 했던 선배직원이 있었고
나는 똑같이 성의껏 답장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사실 너무 반갑고 좋아서 예의까지 가기 전에 그러고 싶은 마음이 우러났다.
PC, 프린터, 복사기,캐비닛에 파일철..
온통 네모나고 딱딱한 것들로 가득찬 오피스에 말랑말랑한 마쉬멜로같은 무엇이 난 필요했다.
시간이 가면서 이 생각에 모두가 공감하는 건 아니란 사실을 알게됐다.
옳고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였다.
직장에서 기대하는 것이 각자 다르다.
동료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문화에 대한 인식차이다.
"난 직장에서 사적으로 얽히는게 싫다."
"당신이 결혼을 했고 자녀가 몇 있는지 종교가 뭔지
내가 왜 알아야하지?"
"회사에서 업무적인 목적 외 커뮤니케이션이 왜 필요해?"
"그런 사적나눔은 동창회나 동아리가서 하라구. 회사는 회사일 뿐이야."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이다.
아무리 돈 때문에 일하지만
그래도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사이인데 서로를 좀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은 소수의 편에 속한다.
1년을 같이 근무해도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나친 상사도 있었으니.
그래서 한때 이런 신고식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어떤 부서는 하나같이 첫인상들이 너무 차가워서 차마 메일을 보내기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용감하게 발송버튼을 누르는 것은
그들이 틀렸다는 걸 지적하려는 목적도
직장문화의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도 아니다.
이건 옳고그름의 문제가 아니니까,
그저 알리고 싶어서다.
회사에선 work language 만 통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다수의 그들에게
나같이 말랑말랑한 사람도 있다는 걸.
또, 반갑게 마음을 담아 답장할지도 모를
나와 비슷한 부류의 소수동료들에게
당신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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