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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랑바쌈 Dec 12. 2020

(시) 심장에게

심장에게

가끔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심하게 떨리는
너를 달래느라 진땀을 뺐었지
"진정해 그렇게 뛰면 내가 힘들잖어"

봄비 맞은 소똥처럼 촉촉하고 말랑말랑하다가도
말복 고목에 달라붙은 매미 울음같이 쩌렁쩌렁
추락하는 잎새처럼 처연할 땐 또 어쩌라고
그러다 연탄불 꺼진 구들장처럼
순식간에 냉랭해지는 너를
내안에 사는 변덕쟁이라 불렀지.

감정에 충실하라는 충고 외면해서 미안
네 소리 듣고도

비겁해서 머리를 따랐던 적이 많아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쿵쾅거리는 너 때문에
내 청춘은 충분히 길었어
쓸데없이.

오랜 시간이 지나

비로소 네가 길들여진 지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너의 변덕이

가끔 그리워
눈감고 가만히 들어본다.
네가 뛰어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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