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의 나는 손을 들어 자발적으로 질문하거나 답을 해 본 기억이 없다. 어쩌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나의 소심함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하고, 애꿎은 심장만 마구 뛰게 만들었다. 짝사랑했던 여학생에게는 심장 떨려 말 한 번 붙여보지 못했고, 20대 초반까지 그 흔한 연애도 못했으니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아주 싫어했던 학생이었다.
반면, 지금은 가슴이 두근대는 것을 즐기고 있는 걸 보면, 난 참으로 많이 변했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변하게 만들었을까?
돌이켜 보면, 10대 후반에 만났던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때문이었다. 그때도 가슴이 마구 뛰었다. 그전까지의 불안한 두근거림과는 다른 떨림이었다.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의 구름운을 보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으며 나의 가슴은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 일을 꼭 하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도전은 갖은 고생을 하며 많은 위기를 넘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나의 열정과 도전이 소심한 나를 세상 밖으로 당당히 걸어가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 일을 하며 새로운 세상 속으로 즐거운 인생 여행을 하며 살아간다.
가슴이 두근대는 것은 단순한 생리학적 반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정의 진전이나 삶의 중요한 순간들, 그리고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두근거리는 심장은 불확실성과 기대감이 혼재한 상태지만, 우리가 새로운 경험의 문턱에 서 있음을 암시한다.
학생 때는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강력한 체험이며, 익숙함의 영역을 벗어나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라는 것을. 가슴의 두근거림을 기회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우리가 삶에서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독려한다. 이 감정을 경험할 때, 두려움과 흥분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심장에게 물어봐야 안다. 두려움인지 아니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인지?
이 두근거림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자신의 한계를 넓히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을 경험이 말해 준다. 나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 내 안에 잠자고 있던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요술램프의 ‘지니’를 알게 되었다.
어제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오늘도 불행하고, 오늘이 그저 저런 날이라고 생각하면 내일도 그저 저런 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 사이에 있는 새벽을 깨우며 새롭고 희망찬 오늘과 내일을 열어가는 가슴 떨림이 있어야 한다. 그 가슴의 떨림은 삶의 중요한 순간을 불행이 아닌 행복으로 채우며 시작하는 날을 만든다.
나는 일의 특성상 밤의 한복판에서 서 있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일, 때로는 시차, 때로는 집중하는 무엇 때문에 밤을 지새우곤 한다. 그 잠들지 않는 시간이 나의 영적 성장을 위한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어제와 오늘을 살아오며 오래도록 행복했던 기억은 '가슴 뛰는 무언가' 때문이었다. '누군가가 해야 한다고 해서', '누구나가 다 하는 일이라고 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너무 많은 날들을 살아왔다. 물론 그 새털과 같이 많은 시간을 통해 지금의 삶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늘 행복했던 순간에는 가슴 뛰는 일을 찾고 도전하고 끈기 있게 한 시간들이 있었다. 가슴 뛰는 목표가 있을 때 삶에 생동감이 살아난다. 가슴 뛰는 일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늘이 즐겁다. 가슴 뛰는 사람과 만날 때 설레고 행복하다.
'아무리 딱딱한 차가운 돌도 3년만 앉아 있으면 따스해진다'라는 말처럼 참고 인내하는 시간을 가지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게 되었다. '가슴 뛰는 무언가'가 오늘을 희망차게 살게 한다.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듯, 꽃이 떨어져도 새로운 봄을 준비하듯, 가슴 뛰는 오늘을 살려고 노력한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새로운 기회가 왔다는 신호다.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 기회를 잡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응원가이다.
심장이 두근거릴 때, 그것을 두려움의 신호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하면서, 오늘도 그 문을 당당히 열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