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가루눈이 흩날린다. 삿포로 눈 축제(Sapporo Snow Festival)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신치토세 공항과 연결된 JR로 갈아타서 삿포로 역으로 향했다. 삿포로역에 도착하길 기다리며 유리창에 더운 입김을 ‘호~’ 불었다. 김이 서리자, ‘さっぽろ(삿포로)’라고 끄적끄적 글씨를 썼다. 눈이 난분분하게 내리는 삿포로.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드느라, 주머니 밖에 내어놓은 손가락 끝이 시리다. 삿포로 눈 축제는 ‘유키 마쯔리(雪祭り)’라고도 불린다. 적설량이 많은 일본 홋카이도의 겨울을 대표하는 눈 축제이다.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꼽힌다.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나니 밤 9시였다. 축제는 이미 끝난 시간인 걸 알았지만 일행을 재촉해 길을 나섰다. 걸어서 오도리 공원에 당도하니 이미 사위는 소등 상태라서 어두컴컴했다. 아쉬운 마음에 오도리 공원에 일렬로 길게 늘어선 눈 조각들을 따라 하염없이 걸었다. 야심한 시각, 조각 작품들이 수호자처럼 서 있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길가에 쌓인 하얀 눈에 반사되어 주변은 한층 밝아보였다.
문득 궁금해진다. 에스키모 어에서는 눈의 이름이 무려 20여 가지라는데. 내리고 있는 눈(qanik), 음료수용 눈(aniu), 쌓여 있는 눈(aput), 고운 눈(pukak), 눈보라(piirtuq), 이글루를 만드는 잘라낸 눈의 덩어리(quviq), 바람에 밀려가고 있는 눈(piqsirpoq) 등등. 극지방의 음료수용 눈(aniu)이란 어떤 맛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