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러진 별밤

뉴욕 현대미술관(MoMA)

by 호림

난 지금은 알아/당신이 무엇을 말하려고 노력했는지/그리고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또 그 괴로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그들은 듣지 않았지/아마 지금은 들을 거야/별들이 반짝이는 밤

Don Mclean <Vincent> 팝송 中


bh8_67_i11.jpg

별이 빛나는 밤(Stary night),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반 고흐는 1890년에 사망하기 바로 1년 전, 1889년에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은 물결처럼 소용돌이치는 고흐 특유의 붓 터치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 생레미 요양원에서 지내던 시기에 그려졌다. 반 고흐는 높이 치솟은 사이프러스 나무처럼 집요하리만치 높게 뻗어 별의 세계에 닿고 싶었던 걸까. 사랑도 잃고, 고갱도 잃고 스스로 귀를 잘라내버린 반 고흐는 결코 자신을 떠나지 않을 작품 활동에 매진하며 이 시기에 명작들을 탄생시킨다. 반 고흐는 무엇보다 동생인 테오에게 더 이상 짐이 되는 짓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짐했으리라. 그는 죽음의 관문을 통과해야 별의 세계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IMG_6021.JPG


“테오에게, 나는 지금 아를의 강변에 앉아 있어. 욱신거리는 오른쪽 귀에서 강물 소리가 들려. 별들은 알 수 없는 매혹으로 빛나고 있지만 저 맑음 속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숨기고 있는 건지. 두 남녀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어. 이 강변에 앉을 때마다 목 밑까지 출렁이는 별빛의 흐름을 느껴. 나를 꿈꾸게 만든 것은 저 별빛이었을까. 별이 빛나는 밤에 캔버스는 초라한 돛단배처럼 어딘가로 나를 태워 갈 것 같기도 해. 테오, 내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타라스콩(Tarascon, 프랑스 남부 도시)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듯이 별들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죽음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지. 흔들리는 기차에서도 별은 빛나고 있어. 흔들리듯 가라앉듯 자꾸만 강물 쪽으로 무언가 빨려 들어가고 있어. 강변의 가로등, 고통스러운 것들은 저마다 빛을 뿜어내고 있구나. 테오, 나의 영혼이 물감처럼 하늘로 번져갈 수 있을까. 트와일라잇 블루, 푸른 대기를 뚫고 별 하나가 또 나오고 있구나.”


고흐는 '밤의 테라스(1888)'를 통해 별을 그릴 때의 즐거운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이 그림에서는 검은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밤을 그렸다. 아름다운 푸른색과 보라색, 초록색만을 사용했다. 밤을 배경으로 빛나는 광장은 설퍼 옐로우와 라이미 그린을 사용했다. 밤하늘에 별을 찍어넣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루눈 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