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비행기 밖을 내다보니 발아래 뉴욕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슬러빌딩, 자유의 여신상, 타임스퀘어의 마천루도 저기 어딘가에서 빛을 내고 있으리라. 비행기 안에서 구름 아래 야경을 보고 있노라니, 화려하게 점멸하는 뉴욕 시내의 불빛처럼 심장이 약동하기 시작한다. 생동감으로 넘치는 인종의 용광로, 잠들지 않는 도시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뉴욕의 찬바람이 옷깃으로 날카롭게 스며들어와 일부러 챙겨 입은 트렌치코트를 한껏 여몄다. 뉴욕은 몬드리안이 그린 추상화 <브로드웨이 부기우기(Broadway Boogie Woogie)>와 닮아있다. 하얀 캔버스 위를 노란 선이 교차하고, 노란선 사이로 빨간색, 파란색 사각형이 가로세로로 정차해 있다. 그림 속의 노란 선들은 뉴욕의 상징과 같은 택시인 옐로캡이 바퀴를 굴리며 잘 구획된 뉴욕의 길을 따라 가는 모습이다. 교통체증으로 멈춰선 모습 또는 신호등 불빛이 바뀌어 횡단보도 앞에 멈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도 충분하다. 피에트 몬드리안은 말년에 나치의 공격을 피해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뉴욕의 활기에 매료된다. 1940년 당시 미국을 휩쓴 펑키한 부기우기 음악이 그림 속에서 노란색과 빨간색의 색깔로, 선으로, 리드미컬하게 펼쳐져 있다.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고 있으니 재즈 가수인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이 흥얼거려진다. <브로드웨이 부기우기>는 68세의 몬드리안의 눈에 들어 온 1940년대의 뉴욕이자, 음악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