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세미원
연잎 한 장/정인창
오래된 서책에서 효경을 읽다가
책을 덮고 연잎을 본다
제절근도(制節謹度) 만이불일(滿而不溢)
연잎은 빗방울이 고이면
한동안 물방울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쯤엔 미련 없이 쏟아버린다
자신이 감당할 무게만 싣고
그 이상은 비워버린 까닭이다
연잎에 지혜를 어이 배울까
일만 권의 책을 가슴에 담아도
행(行)함은 연잎 한 장만도 못하다
*제절근도(制節謹度) 만이불일(滿而不溢) : 절제하고 예법을 삼가면 가득차면서도 넘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