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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esprit Jan 26. 2016

Croatia를 탐하다

크로아티아 1막

2015년 8월 21일, 프롤로그



출발 전날 밤까지도 여행 전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한 전쟁을 새벽까지 치르고,

클라이언트와의 미팅도 디자이너에게 넘긴 뒤 비로소 집으로 돌아와 주섬주섬 짐을 싸고 잠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여느 여행과는 다르게 큰 기대보다는 여유로운 여행을 하겠다는 가벼운 마음만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


루프트한자의 비행기는 여느 타 항공사의 비행기보다 쾌적하고 넓었다.

입국 수속을 할 때 비즈니석 특가 이벤트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몸이 편한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긴 시간을 견디기 위해 몇 가지 아이템을 준비했지만, 유럽으로 가는 비행시간은 정말 길었다.

서먹서먹한 사이라면 친해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왜 갑자기 크로아티아를 가보리라 마음먹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행을 가는 것은 정해진 것이었지만 사실 특정한 목적지는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크로아티아가 강하게 가고 싶어 진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제야 궁금해지다니,내가 결정하고도 왜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니 우습기까지 하다.


이른 봄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예약하기 위해 이번 여행 파트너에게 여행 목적지인 크로아티아를 얘기하고 동의를 구한 뒤 바로 구매한 항공권..

여행루트를 잡고 이후 숙소를 정하기까지는 불과 이틀도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이뤄진 계획이었고 그때는 이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기까지 했다.

여행이 끝나고서야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는 사실과 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보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크지만,  블로거에 의존하는 정보보다는 여행전문가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도 작은 깨달음이다.

그렇게 멀리서 알아본 크로아티아는 복잡한 역사를 가진 그저 아름답고 생소하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나라였다.





내 여행루트는

자그레브 IN - 플리트비체 & 라스토케 - 스플리트 & 트로기 - 두브로브니크 & 모스타르 - 두브로브니크 OUT

주로 남쪽 해안 위주로 여행 계획을 잡다 보니, 서쪽과 북쪽에 좋은 곳을 많이 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특히 남쪽에 플리트비체가 있다면 북쪽의 벨레비트 국립공원, 벨리 래트 등대, 자그레브 근처의 트레 코스 칸 성, 서쪽의 풀라와 미야자기가 사랑한 곳인 모토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을 떠나 루프트한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예정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다.

그러나 도착 후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난 사실이 나를 반겼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로 했던 크로아티아 항공이 결항된 것이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상태라 마음속엔 온갖 원하지 않던 상황들이 상상으로 이어졌고, 안내데스크에선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당황한 표정들로 데스크 직원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얼마 후 우리가 탈 항공기의 바로 앞 항공기를 출발시간을 늦추며 우리를 재빠르게 태우기 시작했다.

다만, 입국 수속을 하는 독일 공항의 직원들은 너무나 느리게 행동을 했고 출국 수속을 해주는 직원들 여기 업무처리가 어설프고 한없이 답답했다.

더구나 내 수속을 담당하는 사람이 업무처리를 헤매는 덕에 나는 옆 데스크로 이동해야 했고, 결국 제일 늦게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 순간 머릿속은 복잡하고 힘든 여행의 스트레스로 가득해졌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했던가.

프랑크프루트에서 자그레브로의 짧은 비행이 끝나고 짐을 찾기 위해 이동을 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의 짐은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나의 늦은 수속 처리에 짐이 누락된 사실을 통보받았다.

그 자리에서 울고 싶은 감정을 간신히 추스르고 짐을 찾아서 보내달라는 서류를 작성하고 숙소로 짐을 보내준다는 사실을 확인받고서야 숙소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짐도 없는 상태에서 공항버스에 올랐고 자그레브 옐라치치 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1시가 넘어있었다. 숙소 주인에게 늦겠다는 양해를 구했고, 다행히 숙소는 찾기 쉬운 위치에 있었으며,

주인인 토미는 친절한 남자였다. 오래된 유럽식 아파트였지만 내부는 깨끗하게 리뉴얼된 아담한 집으로 당장 필요한 것들이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짐이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던 첫날의 악몽 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씻지도 않은 채 그대로 소파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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