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 최은영
최은영 작가는 나에게 슬픔으로 큰 위로를 주었던 사람이다. 그녀의 작품 속 여성들의 삶을 따라가며 나는 수많은 눈물을 흘렸고, 그것은 나에게 위로가 되어 돌아왔다.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는 그녀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때로는 작가 본인의 한숨 소리 같기도 하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한숨소리가 되기도 했다.
한숨 쉬지 마라.
왜 자꾸 한숨을 쉬냐, 부정 타게.
당장이라도 우리에게 호환마마가 들이닥쳐 우리의 영혼을 파괴할 것처럼 한숨을 기피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긴장된 나의 몸에 길게 숨을 넣었다가 다시 빼내는 과정을 통해 내가 얻게 되는 위안이 있음에도, 크게 내 몸을 움직이며 소리를 내고 한숨을 쉬면 지나가던 행인마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곤 했다.
그녀를 통해 인물들의 마음속 흘러가는 여러 감정들을 바라보게 된다. 극적인 감정은 아니다. 그래서 더 소중했다. 나 또한 일상에서 느껴오던 감정이었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살피는 그녀의 손길이 좋았다. 시시각각 변하는 나의 감정에 인덱스 스티커를 붙이듯 책의 귀퉁이를 이곳저곳 접으며 읽게 된다.
조용히 한숨을 내쉰 후 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내 영혼에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혀주는 그녀의 글로 오늘도 한 박자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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