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엄마가 그랬어, 야엘 프랑켈
야엘 프랑켈 작가 소개
야엘 프랑켈 작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볼로냐 국제어린이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세 차례 선정되었고, 콜라주 기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주제가 한눈에 보이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엄마가 그랬어'라는 미국 아동청소년도서협회 우수 국제 도서상, 화이트 레이븐스상, 모스크바 국제도서전 그림책 부문 대상 등 일러스트 부문에서 1위를 다수 차지한 작품이다.
엄마가 그랬어 줄거리
'엄마가 그랬어'의 이야기는 캠핑 갈 준비를 하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로 시작된다.
캠프를 가는 건 나지만 뭘 가져갈지 정하는 건 엄마예요.
캠핑을 떠나려고 준비하는 아이의 모습의 뒤편으로 아이를 배웅하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아이가 캠핑을 가는 날은 엄마가 아주 바쁜 날이다. 대신 짐을 챙겨주어야 하니까. 엄마는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을 제대로 다 가방에 넣었는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긴다.
엄마의 준비물은 정말 유용했을까
이 책의 묘미는 엄마가 챙기라고 알려준 물건을 캠핑을 떠난 아이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비교하며 보는 것에 있다. 아마도 MBTI가 극명히 다를 것 같은 엄마와 아이의 조화로움(?)이 재밌다.
우산도 넣어야지. 지금 장마철이잖아. 그럼요, 엄마
지도도 빠트리지 말고. 길을 잃을 수도 있잖아.
그럼요, 엄마. 그러니까, 그러지 않을게요.
돋보기를 가져가면 작은 벌레를 잘 관찰할 수 있을 거야.
좋아요, 엄마...
학예회 연습하려면 리코더도 가져가야지.
네, 엄마!
엄마는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가장 큰 미션을 남긴다.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알지? 친구들 많이 사귀고 와.
나는 늘 엄마 말을 잘 듣는답니다.
끝없이 목록을 만들어 내는 모든 엄마들에게
작가가 그림책 앞부분에 남긴 헌사다. 가족을 챙기며 늘 몸과 마음이 바쁜 엄마들. 그런 엄마들에게 작가는 '엄마를 그랬어'를 통해 색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엄마는 캠핑을 떠날 준비를 하는 아이에게 끝없이 챙겨야 할 물건을 말해준다. 아이는 엄마의 말에 수긍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아이는 엄마가 가져간 물건을 엄마가 예상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전혀 그렇지 않다.
햇빛을 가리라고 챙긴 모자를 새 둥지로 쓰고,
장마철이라고 챙긴 우산은 배가 되었고,
지도는 종이비행기가 되어 날아가 버렸고,
돋보기로는 본인 몸의 몇 배가 되는 곰을 관찰하고,
매듭 만들기 연습용 줄은 그네가 되었고,
튜브 대신 펭귄 등에 타서 수영을 한다.
엄마는 뿌듯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챙기라고 한 물건을 아이가 다 챙겨갔으니까. '우리 아이는 말을 참 잘 들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것,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인정하는 것.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분명히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인데 나와 정 반대의 기질을 가진 아이라면, 엄마들은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아이의 행동이 당황스럽다.
아이뿐만 아니라 나와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거나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지 고민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언행이 내 기준에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내가 떠올리려 노력하는 문장이 있다.
그래, 그럴 수 있어.
누가 봐도 이건 아니라는 비상식적인 언행이 아니라면, 순간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잠시 누르고 '그래, 저 사람은 내가 아니잖아. 나랑 다른 사람이잖아. 그럴 수 있어.'라고 생각해 보려 노력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내 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육아에서는 참 그게 잘 안된다는 것.
아이는 어리고, 나는 아이보다 몇십 년 더 살아 본 어른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아이에게는 자꾸 내가 살아온 방식을 강요하게 된다.
다시 한번 크게 외쳐보자.
그래, 그럴 수 있어!
준비물 챙기기는 내 몫, 활용은 아이 몫
내가 우리 집 냉장고 메모판에 써둔 몇 가지 문구 중에 이런 문구가 있다. 오소희 작가님 책에서 발췌한 문구인데 '내 인생은 나의 것, 아이 인생은 아이의 것'이란 문장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진 아이의 캠핑 준비물을 챙기는 건 내 몫이다. 이마저도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아이가 직접 챙기도록 내가 빠져줘야겠지.
그리고 내가 챙겨준 물건을 활용하는 건, 온전히 아이의 몫이라 생각하고 내가 간섭하려고 하지 말기. 이렇게 마음 관리를 하는 게 내 몫인 것 같다. 내 말대로 하지 않아도 아이는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다시 한번 외치자.
그래, 그럴 수 있어!
내 인생은 나의 것, 아이 인생은 아이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