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가 생겼다

by 일상채색가 다림

이사 왔을 때부터 기다렸던 그 순간이 드디어 왔다.

나의 서재가 생겼다. 간만에 어깨에 힘 빡! 주고 새 건물 하나 올려봤다. 완전 새삥으로다가.


1645654.JPG 본의 아니게 거주지역 노출;;;


이사 오기 전 살던 집 바로 옆에 도서관이 있었다. 임신 기간에 애용했고(이때 갑자기 소설 토지에 꽂혀서 토지 완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자주는 아니어도 아기띠로 안거나 유아차에 태워서 도서관 자료실을 경보하듯 돌다가 울음이 터지는 순간 도망치던 즐거운 기어...ㄱ.. 쓰다 보니 즐거운 기억이 아니군.


어쨌든 도서관이 있었는데, 규모가 작은 도서관이어서 내가 찾는 책은 주로 없거나 대출 중이었던 적이 많았다. 상호대차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지금 이 정도 키워놨으니(27개월입니다만..) 도서관 가서 책 빌릴 생각이라도 하지, 그때는 상호대차 신청도, 신청해서 온 책 픽업하러 가는 것도 벅찼다.


이 동네로 이사오자마자 도서관 위치부터 파악을 했는데, 그나마 가까운 곳은 차로 10-20분 거리. 그래도 2021년 개관 예정으로 도서관을 짓는다고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나라에서 하는 일이 대부분 그렇듯 도서관 개관은 계속 미뤄졌고, 최근 몇 달간 일주일에 많게는 책을 7-8권씩 먹어 치우듯 읽고 있는 상황이라 도서관이 마려워졌다.


그리고 9월! 이제 오나, 저제 오나 기다리던 9월 15일이 드디어 내일로 다가왔다.


새로 개관하는 서농 도서관은 서농동 행정복지센터 바로 옆이다. 우리 집에서는 차로 5분, 걸어서는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 아주 딱 좋다. 요즘 같이 날씨 좋을 때는 유아차 밀고 운동 코스로도 딱인 거리다. 자고로 뭐든지 집에서 가까운 것이 최고다. 헬스장도, 도서관도, 친정도. 원래 시댁 빼면(물론 모든 시댁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모든 건 다 내 집에서 가까운 게 깡패다.


도서관 건물에 들어설 때의 느낌이 좋다. 온갖 생활 소음에서 차단된 차분하고 고요한 도서관만의 공기. 조용히 서재를 거닐며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을 때의 두근거림, 한참을 헤매다 드디어 그 책을 발견했을 때 느껴지는 작은 행복. 읽고 싶은 책을 들고 책을 만나러(읽으러) 집으로 가는 길의 풍족함이란.. 그 어떤 재벌도 부럽지 않은 마음의 풍요.


앞으로 자주 만나자. 아니, 내 서재니까 자주 가야지 무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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