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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채색가 다림 Aug 20. 2021

내 손을 잡아

생후 809일의 기록

언제 안아달라고 할지 몰라서 아이와 둘만 외출할때 유아차는 필수품이다.


​오늘은 달랐다. 그냥 손 잡고 걷고 싶었다. ​까짓거 계속 안아달라고만 하면 바로 귀가하자! 생각하고 손 꼭 잡고 걸어나갔다. ​


어제와 오늘 늦은 오후까지 내내 집콕하다 나온 바깥.. 입추가 지난 오후 5시의 동네 공기는 상쾌했다. 더웠지만, 이제 곧 가을이 올거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이번 여름도 잘 버텼네!
곧 아름다운 가을이 올거야!


라며 나를 위로하는 듯한 공기였다. ​


아이와 같은 흰 모자를 쓰고, 손을 잡고, 아이의 보폭에 맞춰 천천히 마트로 가본다. 놀랍게도 마트까지 안아달라 보채지 않고 아이는 내 손을 놓지도 않고 잘 걸어가주었다.


​마트 입구로 들어선 후 저녁장을 보는 낯선 인파를 만나자 아이는 나에게 힘껏 팔을 뻗어 자신을 안심시켜 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나는 힘껏 아이를 안아 올리고

한손으로 유유히 장을 보았다. 한손엔 국거리와 대파, 한손엔 15키로 짜리 아이. 엄마라면 이정도는 껌이다.


오는 길엔 건너편 놀이터에 들려 한바탕 신나게 놀아주고, 맛난 통닭 두마리를 사서 또다시 손을 꼭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이를 유아차에 태우고 나갔을때보다는 조금 더 오래 걸리고 힘들었지만 훨씬 더 행복했다.


육아는 매 ​순간 쉽지 않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매 순간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들. 빨리 ​컸으면 좋겠는데, 또 쑥 커버린게 아쉬운 나날들.


엄마 손을 잡아줘서 고맙고, 함께 해줘서 고마워,

나의 사랑 나의 하율.



photo by 딩크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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